"미국·일본 들어와야 우리 먹을 것 많아져"
[뉴스핌=함지현 기자]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성태 연구위원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우리나라가 가입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AIIB를 통해 추진할 사업의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미국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보다 AIIB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AIIB에 가입을 해 놓는 것이 우리나라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김 연구위원은 강조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
그는 "AIIB가 지금은 ADB보다 자본금이 적긴 하지만 중국이 지분을 받지 않고 자본금을 더 넣을 수도 있고 많은 국가에 걸쳐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같이 규모가 큰 사업에서 AIIB가 자금줄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며 "그런것에 군침을 흘리는 국가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향후 ADB보다 영향력이 훨씬 커질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찬스이므로 가입을 할 때 내는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가입을 하는게 맞다"며 "우리는 인프라 건설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가입을 하려는 것인데 얼만큼의 이익을 가져올지는 어떻게 구상하고 준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미국과 일본 때문에 고민하고 있지만 '눈치는 보고 있다'는 시그널을 주면서 가입을 할 것"이라며 "프랑스·영국 등 메이저 국가들이 가입을 결정한 것은 뭔가 이유가 있어서 일텐데 우리가 안 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AIIB에 미국과 일본이 가입할지 여부가 국제기구의 위상 측면에서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AIIB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은행(WB)과 일본이 주도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맞서기 위해 중국 주도로 출범시킨 국제금융기구다. 때문에 미국과 일본은 AIIB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왔다. 다만 최근 AIIB 가입 의사를 밝힌 국가가 늘어나며 시각이 바뀌고 있다. 중국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이 AIIB에 가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과 일본이 빠지면 전세계 GDP의 30%가 날아가는 것이므로 나머지 국가에서는 이득이 있을때만 챙겨먹고 나가는 정도로만 활용될 수 있다"며 "미국과 일본이 경제적 실리를 얻는 것을 떠나 들어와서 딴죽을 걸지 안보고 외면을 할지 알 수 없지만 AIIB에 들어와야 판도 커지고 우리 입장에서도 먹을 것이 많아지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국이 AIIB를 출범시킨 것은 궁극적으로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그는 "중국의 원대한 꿈은 실물경제의 지위가 올라간 만큼 금융시장의 지위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위안화를 달러에 버금가는 국제통화로 만들기 위해 자신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국제기구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IIB가 폐쇄적인 금융시장에서 주변부로 평가받는 중국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며 "만약 오랜 시간이 지나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면 AIIB에서 'A'(Asia)가 빠지거나 'I'(International)로 바뀌어 'IIIB'가 될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