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CEO 체포에 뱅크런 가능성 확산
[뉴스핌=배효진 기자] 세계 3대 조세피난처이자 인구 7만의 소국인 안도라공국(프랑스와 스페인 국경에 위치)을 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안도라 5대 은행 중 하나인 방카 프리바다 단도라(BPA)가 국제 범죄조직의 불법 돈세탁 혐의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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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카 프리바다 단도라(BPA) 로고 <출처=BPA 홈페이지> |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안도라 주요 은행들의 뱅크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금융불안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달 초 미국 재무부는 러시아와 중국, 베네수엘라의 부패관료와 범죄조직이 보유한 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BPA를 지목했다. 이후 안도라 정부는 BPA의 후안 포 미겔 최고경영자(CEO)를 즉시 체포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예상보다 파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스페인 부유층의 자산관리를 도맡아 온 BPA의 자회사 방코 데 마드리드는 지난 16일 파산을 신청했다. 안도라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BPA가 흔들리면서 안도라 내에서도 뱅크런 가능성이 제기됐다.
예금자들의 우려가 높아진 것은 BPA를 포함한 5대 은행이 안도라의 중앙은행 역할을 한다는 데 있다.
중앙은행이 없는 안도라에서 5대 은행은 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주요 5대 은행이 보유한 자산규모는 530억유로(약 63조7855억원)로 2013년 안도라 국내총샌산(GDP)의 3배를 넘어섰다.
다급해진 안도라 정부는 이번 스캔들을 최소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관계자는 안도라 정부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BPA의 자산을 매각하고 다른 은행으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진을 교체하는 등 강수를 뒀다고 전했다.
사비에르 폴 바르셀로나 폼페우 바르나 대학교 교수는 "정부는 BPA의 스캔들이 미칠 영향이 심각한 수준임을 파악하고 빠르게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며 "돈세탁에 연루된 부서를 완전히 정리하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정부의 노력에도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부정적 전망은 꿈쩍하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안도라 주요 3대 은행인 크레디트 안도라SA와 앤드뱅크, 모라방크그룹SA를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올렸다. 피치는 BPA 스캔들이 이들 은행의 성장과 비즈니스 모델에 적잖은 피해를 끼칠 수있다고 설명했다.
페드로 곤잘레스 모라방크 CEO는 "시장이 성숙하고 불법에 연루된 은행을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전이되는 일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