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한솔그룹이 2년만에 물류계열사인 한솔로지스틱스 분할-합병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3년 주식매수청구권이 대량으로 몰리며, 분할-합병이 무산된지 약 2년만이다. 이번 한솔로지스틱스의 분할-합병이 성공한다면 한솔그룹은 사실상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게 된다.
한솔그룹은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진 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23일 한솔그룹에 따르면 한솔로지스틱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 후 투자부문을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와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한솔홀딩스 역시 같은 날 이사회를 열고 한솔로지스틱스 투자부문과의 합병을 결의했다.
한솔로지스틱스 투자부문과 합병하는 한솔홀딩스는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사업관리, 브랜드/상표권 관리 등 지주회사의 역할과 함께 투자사업을 계속하게 되며, 존속 사업부문인 한솔로지스틱스는 기존 물류 사업을 영위하게 된다.
이번 한솔로지스틱스의 분할 및 합병은 지난 2013년 주식매수청구권의 과다 신청으로 인해 무산된 이후 약 2년만이다. 당시 한솔그룹은 한솔로지스틱스(당시 한솔CSN)의 분할 실패 이후 지난해 11월 한솔제지의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한솔홀딩스를 설립한 바 있다.
이미 지주회사를 설립한 한솔그룹이 또 다시 한솔로지스틱스의 분할-합병을 결정한 것은 바로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선언한 한솔그룹은 2년 내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해야한다.
문제는 그 방법과 규모다. 현재 한솔그룹은 한솔홀딩스→한솔EME→한솔로지스틱스→한솔홀딩스의 순환출자를 형성 중인데, 이중에서 한솔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한솔홀딩스의 지분 8.07%가 바로 한솔그룹 지배의 핵심 포인트다.
현재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한 한솔홀딩스의 지분은 17.81%에 불과하다. 결국 한솔그룹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이 고문 일가가 한솔로지스틱스가 보유한 한솔홀딩스의 지분을 천문학적인 자금을 들여 매입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한솔로지스틱스가 사업회사와 투자로 분할하고 투자회사가 지주회사인 한솔홀딩스와 합병하게 된다면 이 비용은 대폭 축소된다. 별도의 매입 없이도 순환출자의 고리가 끊기기 때문. 더불어 핵심 계열사인 한솔제지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된다.
기존 한솔홀딩스가 보유한 한솔제지의 지분 7.26%에 한솔로지스틱스가 보유했던 지분 8.07%가 더해져 약 15.4%를 보유하게 되는 것.
한솔그룹 관계자는 “한솔홀딩스와 한솔로지스틱스 투자부문간 합병은 현재 그룹 지배구조를 감안했을 때,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솔그룹은 2년전과 달리 한솔로지스틱스 분할 및 합병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2년 전에는 국내 증시환경이 악화되며 한솔로지스틱스 주가가 급락했고 이 때문에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기 위해 분할-합병에 반대했던 것”이라며 “이번에 경영효율화 및 기업가치 제고에 대해 잘 전달한다면 부결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13년 한솔로지스틱스의 경우, 분할 및 합병 이사회 결의 당시 주가가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며 주식매수청구가액이 4084원으로 높게 형성됐지만 이후 국내외 증시 급락으로 인해 한솔로지스틱스 주가는 주식매수청구가액보다 훨씬 낮은 3600원대로 주가가 형성됐었다.
하지만 이번 한솔로지스틱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예정가격은 2541원으로 현재 주가(23일 종가기준) 2700원과 비교해도 여유가 있다는 평가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