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증시 비중 대폭 상향, 일본도 '사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기대감이 크게 고조된 가운데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미국 증시 비중이 2008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한편 유럽 증시의 자금 유입이 ‘비전통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미국 증시에 대한 투자 비중이 지난 2008년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셈이다. 또 지난달 비중 확대 포지션을 취한 펀드매니저가 6% 앞질렀던 상황과 커다란 대조를 이뤘다.
이와 함께 미국 증시가 고평가됐다고 판단한 펀드매니저들이 23%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년 5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연준의 금리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투자자들은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빨리 단행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2분기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상한 펀드매니저가 지난달 28%에서 이달 34%로 높아졌다.
이날부터 이틀간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가 열린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인내심 있게’ 문구의 삭제 여부에 쏠렸다. 2월 고용 지표가 호조를 보인 데 따라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크게 고조된 상황이다.
펀드매니저들은 미국 증시 비중을 축소한 반면 유럽과 일본의 비중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으로의 유동성 로테이션이 이제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비중을 확대할 여지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유럽을 지목한 펀드매니저가 63%에 달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유럽에 대한 선호도를 보인 펀드매니저의 비중은 지난달 18%에서 세 배 이상 늘어났다.
그리스의 부채위기와 디플레이션 리스크 등 구조적인 문제에도 불구, 유럽 증시가 7년래 최고치에 달했지만 투자가들 사이에 밸류에이션에 대한 우려는 찾아보기 힘들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가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공급, 위험자산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깔린 결과로 풀이된다.
BOA의 마니시 카브라 유럽 주식 전략가는 “유럽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전례 없는 수준에 달했다”며 “유로화 약세에 따른 수출 경기 향상과 ECB의 부양책에 힘입은 유로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펀드매니저들의 미국 증시 비중 축소 움직임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35%가 앞으로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미국을 꼽았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