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P500 기업 이익 2.4%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월가 애널리스트가 올해 기업 이익 전망치를 일제히 낮춰 잡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기업 수익성에 타격을 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달러 인덱스가 200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100을 돌파, 유로화를 필두로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강세가 멈출 조짐을 보이지 않자 기업 이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성장률 전망치 역시 낮춰 잡고 있다. 달러화의 지나친 급등이 실물경기에 득(得)보다 실(失)이 될 것이라는 우려다.
[출처:뉴시스] |
이는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기업 실적이 곤두박질 쳤던 2009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애널리스트는 올해 기업 이익이 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달러화가 파죽지세로 오른 데 따라 기대치가 크게 꺾였다.
특히 에너지 섹터의 이익이 올해 54% 급감할 것으로 애널리스트는 전망했다. 반면 금융과 필수 소비재의 이익은 각각 16%와 13%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나스닥 지수가 15년만에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하는 등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던 뉴욕증시도 추세가 반전할 것이라는 의견이 번지고 있다.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평균치를 크게 넘어선 상황에 이익 전망치가 대폭 떨어지는 만큼 더 이상 주가 상승의 정당성을 찾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9일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 시행으로 유로/달러의 패러티 가능성이 증폭된 사이 실제로 뉴욕증시는 가파르게 떨어졌다.
최고치를 연이어 갈아치웠던 주요 지수는 연초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내림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 지수가 11일 기준으로 1.1% 떨어졌고, S&P500 지수도 0.9% 내렸다.
베어링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하이에스 밀러 멀티애셋 헤드는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은 6년 강세장을 꺾어 놓을 수 있는 악재”라며 “강달러가 지속되는 한 수출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현재의 밸류에이션에 주식을 매입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S&P500 지수는 과거 12개월 실적을 기준으로 17.7배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10년 평균치인 15.8배를 상당폭 웃도는 수치다.
콜롬비아 매니지먼트의 안위티 바후구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달러화 강세와 유가 하락이 기업 이익에 이중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포트폴리오의 미국 주식 비중을 줄이고 해외 주식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증시의 유동성에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6년 랠리 끝에 이익 전망이 후퇴하는 미국 증시의 투자 매력이 꺾인 데 반해 유럽과 일본의 상대적인 투자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월스트리트가 63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올해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지난해 4분기 2.3%에서 사실상 제자리걸음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수출 경기 위축으로 인해 올해 성장률이 3%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