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 '타의 반' 이직.. IR담당 '실리찾아'
[뉴스핌=김양섭 기자] 최근 증권사 리서치센터 스몰캡 팀 애널리스트의 이직 소식이 늘고 있다.
증권 업황 악화로 지난 2~3년 동안 증권업계 구조조정 여파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애널리스트 중에서도 특히 '탄력적'인 포지션으로 여겨지는 스몰캡 분야에서 활발한 이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 '자의'보다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타의'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트레이드증권을 퇴사한 A 애널리스트는 최근 기관 매니저 출신의 인사와 함께 자문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스몰캡 애널리스트로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애널리스트직을 그만 두고 투자자의 길을 나선 것이다.
최근 리서치팀 인력이 급격하게 줄어든 한화투자증권의 스몰캡팀 인력들도 이직을 고려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에 몰렸다.
▲여의도 증권가(사진=뉴스핌 DB) |
익명을 요구한 B 애널리스트는 "다른 업종 섹터는 없으면 '펑크'가 나서 구색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데, 스몰캡 분야는 '있으면 좋은(없으면 어쩔 수 없고)' 성격"이라면서, "그만큼 업황 변화에 따라 민감하게 탄력적으로 운용되는 포지션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최근 타 업종에서 스몰캡 담당 애널리스트로 전직을 준비해왔던 C씨는 지난달 면접을 완료하고 이직 절차를 준비 중이었지만, 막판에 채용이 보류됐다. 그는 "면접까지 보고 거의 채용이 '픽스(결정)'된 것으로 알았는데, 갑자기 '드랍(Drop, 취소)'됐다"면서 "전사적으로 신규 채용이 보류됐다는 설명만 들었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인력들이 제도권을 떠나 직접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많아졌다.
매니저 출신의 개미 투자자를 말하는 '매미'와 애널리스 출신의 '개미'를 말하는 '애미' 등의 재밌는 용어들도 회자된다. 이들은 제도권을 벗어나 일명 '부티크'를 차린 뒤 자기 자본과 지인들로부터 펀딩을 받아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를 말한다. 대부분 작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 정도의 규모로 운용하고, 주로 스몰캡을 대상으로 집중적이고 공격적인 투자 행태를 보인다.
이른바 '애미'가 된 한 전직 애널리스트는 "갑자기 계약연봉도 줄이고 이래라 저래라 하는 규제도 많아졌고, 그래서 답답해서 못하겠더라"면서 증권사를 그만 둔 동기를 설명했다.
'매미'와 '애미'들이 여의도에서 제일 많이 모이는 곳이 여의도 지하철역 근처의 에스(S)트레뉴 빌딩이다. 이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중소형 기업들이 이 곳으로 기업설명회를 오는 현상도 벌어졌다. 한 스몰캡 IR 담당자는 "몇몇 팀을 모아서 그룹으로 IR을 한다"면서 "솔직히 우리같은 스몰캡에는 어차피 기관 자금이 들어오기 어렵기 때문에 이쪽으로 IR 오는게 더 실리적"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