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파울볼’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
김성근 감독은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영화 ‘파울볼’(제작 티피에스컴퍼니, 투자·배급 오퍼스픽쳐스) 언론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한 청춘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이날 김성근 감독은 아직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한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서 볼 때 시작은 좋은데 끝이 없는 부분이 많지 않나 한다. 공부하는 학생들도 그렇고 운동하는 선수들도 그렇고 시작은 하는데 갈 곳은 없는 상황이 많다. 그 길이 없는 게 우리나라 현실인 거 같다”고 답했다.
이어 “야구 실업자가 매해 800명 정도 나온다. 고양 원더스를 통해 그들 중 다만 몇 명이라도 살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했지만, 프로에 갔다고 해서 반드시 성공은 아니다. 자기 스스로가 어떤 순간에 자기 한계를 넘어서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 그게 성공한 사람의 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또 “고양 원더스 아이들을 일본 캠프에 처음 데리고 갔을 때 최고 20kg까지 뺀 선수가 있다. 프로에 가겠다는 목적, 신념 하나 때문에 한 명도 안 쓰러지고 전부 붙어있더라”고 회상하며 “그렇게 승부에서도 이기기 시작하면서 자기 갈 길이 만들어졌다. 인생에서 스스로 몰아치면 얼마든지 길이 있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수들이 앞으로 야구를 하든 하지 않든 간에 그 순간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았으면 좋겠다. 선수들에게도 세상 어딜 가더라도 그때의 신념을 잊지 않으면 남들에게 지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야구를 하는 것과 상관없이 거기서 얻었던 경험이 그들 인생에 큰 도움이 되고 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감독은 오는 20일 새로 출범하는 독립야구단 ‘연천 미라클’과 관련, “새로 생기니까 대환영이다. 제발 잘 됐으면 좋겠다. 저도 3년 동안 해보니까 그렇게 쉽지는 않더라. 매해 800명 야구 실업자가 나오는데 그 친구들한테 새 길이 나왔다는 거 자체는 반갑고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한편 김성근 감독과 그를 따른 괴짜 선수들의 결코 포기하지 않는 도전기를 담은 ‘파울볼’은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 창단부터, 90승 25무 61패라는 놀라운 기록을 남기고 해체되는 절망적인 순간까지, 영화보다 더 드라마틱했던 고양 원더스의 3년을 고스란히 그렸다. 내달 2일 개봉.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