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경제 지표 부진에도 뉴욕증시가 급반등했다. 달러화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연일 롤러코스터를 연출하는 양상이다.
유로/달러가 1.06달러 선을 회복하는 등 달러화 강세에 제동이 걸렸지만 상승 추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12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59.89포인트(1.47%) 상승한 1만7895.28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도 25.71포인트(1.26%) 오른 2065.95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43.35포인트(0.89%) 상승한 4893.29에 거래를 마감했다.
경제 지표가 부진했고, 월가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강세를 이유로 이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지만 이날 주가는 강하게 반등했다.
달러화의 상승세가 주춤해진 데다 지표 부진으로 인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늦춰질 것이라는 기대가 번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매 판매가 0.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매 판매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각각 0.9%와 0.8% 감소한 데 이어 3개월 연속 위축됐다.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루고 있고, 유가 급락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가 효과에도 민간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은 겨울철 혹한의 영향이 제거되는 3월 지표의 반등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시장조사 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는 올해 S&P500 기업의 이익이 2.4%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로 인해 기업 실적이 곤두박질 쳤던 2009년 이후 최저치에 해당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애널리스트는 올해 기업 이익이 8%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으나 달러화가 파죽지세로 오른 데 따라 기대치가 크게 꺾였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마크 파버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 주식이 이머징마켓 및 유럽 증시에 비해 고평가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볼 때 이머징마켓에 투자하는 것이 미국 주식을 매입하는 것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 증시가 적정 수준에서 거래되는 반면 미국 주식은 고평가됐다”고 말했다.
이날 주가 강세와 관련, RW 베어드의 브루스 비틀스 최고투자전략가는 “연준의 6월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소매판매 지표 부진으로 인해 일정 부분 꺾였다”며 “달러화 강세 역시 연준의 금리인상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관측이 번지면서 이날 주가 반등에 힘을 실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텔은 기업들이 PC 업그레이드에 소극적인 한편 전반적인 PC 판매가 부진하다고 밝히고, 이에 따라 올해 1분기 매출액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인텔은 1분기 매출액이 128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 지난 1월 제시한 전망치인 137억달러에서 상당폭 낮춰 잡았다.
매출 전망치 하향 조정으로 인해 인텔 주가는 전날보다 4% 이상 하락했다. 알리바바는 모바일 메시징 업체 스냅챗의 투자 계획을 밝히 가운데 약보합에 거래됐고, 휴렛 팩커드는 바클레이스가 투자의견을 ‘비중확대’에서 ‘시장비중’으로 낮췄지만 0.3% 소폭 올랐다.
은행주는 강세를 나타냈다. 연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화한 모간 스탠리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씨티그룹 등 주요 금융주가 3% 내외로 강세를 보였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