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연춘 기자] 6일 현재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이하 킹스맨)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극장가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신사의 품격을 재미있게 녹여낸 내용으로 주인공의 수트 등의 패션 아이템, 각종 기발한 무기들과 더불어 장면마다 감초처럼 등장하는 화려한 소품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영화 '킹스맨'에는 평소 접하기 어려운 고급 와인부터 칵테일, 맥주까지 다양한 술이 등장,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대변하며 애주가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영화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영화관을 나가는 순간, 머리 속에 남는 것은 시원하게 칠링한 '기네스' 맥주 한잔이다. 베테랑 요원 해리(콜린 퍼스)가 동네 건달들에게 정중한 부탁을 건네는 것은 다름아닌 '기네스' 맥주를 마시고 싶어서였다. 후질근한 동네 펍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한 해리에게 위안을 주는 한잔의 술은 깊은 맛의 흑맥주 한잔이다.
신참 '킹스맨' 에거시(태론 애거튼)가 바텐더에게 주문하는 마티니는 007 제임스 본드의 상징이다. 007시리즈에 등장하는 마티니는 보드카를 베이스로 하여 흔들어 만든 마티니로 살인면허를 가진 스파이의 부드러운 반전 매력을 표현한다. 악당에게 쫓기면서도 미녀를 향해 윙크를 날리는 제임스 본드의 매력이 보드카 마티니 한잔에 드러나는 것.
반면 '킹스맨'에서 에거시가 주문하는 마티니는 조금 다르다. 진을 베이스로 '흔들지 말고 저어서' 주문하는데, 보통 흔들지 않고 저어서 나오면 얼음이 덜 녹아 더 독한 맛을 내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 풋내기 요원 에거시가 더 독한 술을 주문하며 신참의 패기와 치기 어린 귀여움을 표현하는 장치인 셈이다.
또한 영화속 스칸디나비아 공주는 에거시에게 세계를 구하고 자신을 찾아 오라하고 에거시는 유혹적인 그녀의 말대로 악당을 해치운 후 당당히 샴페인 한 병을 들고 그녀를 향해 걸어 간다.
그때 그의 손에 들린 샴페인은 1827년 세워진 샴페인 하우스의 세계 3대 샴페인 브랜드 '멈'이다. 샴페인이 여성적인 이미지를 갖는 반면 멈은 신사의 샴페인을 표방한다.
'도전과 승리'를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나폴레옹의 붉은 리본을 바틀에 두르고 남극을 탐험한 탐험가의 손에, 또 세계 3대 스포츠행사인 포뮬라1 그랑프리의 승리자의 손에 들려지는 샴페인이 멈인 것을 감안하면 멈 한 병을 들고 걸어가는 에거시의 당당해 보이는지 뒷모습이 이해가 간다.
한편 영화 '킹스맨'에는 위에 나열한 술 외에도 입이 쩍 벌어지는 술들이 대거 등장한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인 '달모어'가 총알이 난무하는 총격전에 등장하여 더욱 마음 졸이게 하고 해리를 초대해 저녁식사를 대접하는 악당 발렌타인이 보르도 지역의 5대 샤토 중 하나의 최고급 와인 '샤토 라피트 로칠드'의 마리아주로 맥도날드 '빅맥'을 대접하는 씬 등 술을 통한 감독의 위트와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보는 재미가 시원한 액션 씬과 더불어 영화 보는 재미를 더한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