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채널 드라마의 경쟁력을 재확인한 tvN '미생' [사진=CJ E&M] |
■본방송 놓친 시청자, 지갑 인심 후해져
케이블방송이 제작한 드라마와 예능이 인기를 끌고, 이런 트렌드가 최근 3년 넘게 장기간 이어지면서 안방의 소비행태도 바뀌고 있다. 즉, 본방송을 놓치면 돈을 내고서라도 인기 드라마 및 예능을 시청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
IPTV 올레tv에 따르면, 2014년 전체(지상파+케이블+종편) VOD 매출의 증가율은 2013년 대비 22%다. 특히 2012년에 비하면 무려 65% 성장해 시장이 급격히 팽창했음을 알 수 있다.
이 중에서 VOD 매출 증가를 이끈 주역은 방송 콘텐츠다. 올레tv의 경우, 2014년 방송 VOD 매출은 2023년 대비 32% 늘었고 2012년 대비 98%나 급성장했다. 2년 사이 두 배나 매출규모가 커진 것이다.
2014년 지상파 및 케이블·종편의 방송VOD(TV다시보기) 매출 증감률 [자료=올레tv 제공] |
■케이블방송, 명품 시리즈 콘텐츠로 승부한다케이블채널 드라마 열풍을 이끈 tvN '응답하라 1994' [사진=CJ E&M]
최근 심상찮은 VOD 방송콘텐츠의 열풍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CJ E&M이다. 그 중에서도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 그리고 ‘삼시세끼’ 등 드라마와 예능에서 종횡무진 맹활약한 tvN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특히 ‘응답하라’ ‘삼시세끼’처럼 인기 시리즈가 탄생한 점에 주목할 만하다.
유해진(왼쪽)과 차승원의 만재도 라이프를 담은 '삼시세끼-어촌편'의 한 장면 [사진=CJ E&M] |
‘삼시세끼 어촌편’ 6회의 시청률은 같은 시간 2위인 종편 MBN ‘아주 궁금한 이야기’보다 약 9%P 앞설 만큼 압도적이다.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채널을 아우른 시청률 조사에서도 11.1%를 기록, 1위인 SBS ‘김병만의 정글의 법칙 with 프렌즈’(12.3%)를 바짝 뒤쫓았다.
■안방 지갑 열게 한 인기 콘텐츠는?
그렇다면 케이블 방송과 종편의 VOD 매출을 견인한 콘텐츠는 뭘까.
2012~2014년 케이블 및 종합편성채널 VOD매출 상위 5위 [자료=올레tv제공] |
케이블과 종편의 드라마와 예능은 2012년 가능성을 확인한 뒤 2013년 펄펄 날았다. tvN은 ‘응답하라 1994’가 엄청난 인기를 끌며 연간 VOD 매출순위 1위를 꿰찼고, 스타PD 나영석이 연출한 ‘꽃보다 할배’로 2위까지 차지했다.
종편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JTBC '밀회' [사진=JTBC] |
tvN은 2014년 ‘미생’으로 케이블 최강의 드라마채널임을 입증했다. 원작만화를 옮긴 ‘미생’이 엄청난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 2012년부터 내리 3년간 케이블 및 종편 VOD 매출순위 1위를 지켰다.
2위는 OCN이 선을 보인 하드보일드 범죄스릴러 ‘나쁜 녀석들’이 차지했다. ‘나쁜 녀석들’은 CJ E&M에서 tvN이 아닌 다른 채널도 드라마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3위부터 5위는 전년과 마찬가지로 JTBC가 모두 차지했다. ‘비정상회담’이 3위로 도약했고 ‘마녀사냥’이 4위에 올랐다. 종편 드라마를 다시 보게 한 ‘밀회’는 숱한 화제를 낳으며 지상파를 긴장하게 했다.
■케이블·종편의 반란, 이유가 있다
케이블채널과 종편이 승승장구한 이유로는 거물 PD들의 유입과 발상의 전환이 가져온 신선함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지상파를 방불케 하는 화려한 캐스팅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힌다.
가장 중요한 것은 초반 낮은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은 지속적 투자다. 케이블채널과 종편들은 개국 초기 지상파에 크게 밀리는 시청률에도 다양한 시도와 대대적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와 ‘미생’ 등에 출연한 무명배우들이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영화계 등으로 연착륙하면서 스타들의 등용문이라는 근사한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었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