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SI 통해 대기업들 추가 참여 예상"
업계 안팎에선 신세계의 금호산업 인수 시나리오를 긍적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호산업의 주가 움직임 역시 인수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주가는 이날 상한가로 출발했다. 전날 3% 하락세로 마감했던 주가는 이미 시간외거래에서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신세계' 효과가 반영되기 시작했다.
일부 증권사는 금호산업 목표가를 크게 높여 잡았다. 토러스증권은 금호산업의 목표주가를 5만1000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전날 종가인 2만6350원의 두 배에 달하는 주가다. 김태현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이날 "인수·합병(M&A) 본격화에 따라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5만1000원으로 상향조정한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는 A씨는 "상황에 따라 주가가 급변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신세계가 유력한 인수주체로 분위기가 흘러갈 경우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신세계의 참여로 인수전이 과열 양상을 보일 수 있는 가능성과 함께 실제로 신세계가 금호산업을 인수했을 경우 시너지 효과는 상당할 것이라는 게 전반적인 업계 안팎의 의견이다.
투자은행(IB)업계 B씨는 "실제 딜에 참여할지와는 상관없이 건설, 식자재, 면세점, 부동산개발 등 시너지가 가장 큰 그룹으로 신세계가 지목돼왔다"면서 "독자적으로 인수한다면 건설과 부동산 개발에서도 새로운 면모를 드러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의 인수 가능성도 높게 점지고 있다. 차재현 동부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다른 참여자들보다 높고 자금력 측면에서도 베팅할 만한 충분한 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세계 그룹의 금호산업 인수 가능성은 상당히 높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당초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거론됐던 롯데와 CJ 등 상당수 대기업들이 표면적으론 빠졌지만 우회적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현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되던 기업들이 금호산업 M&A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인수후보자로 전면에 나서면 언론에 이슈화돼 특혜시비, 문어발식 확장, 지역감정 격화, 상속 등 각종 구설수에 오르게 될 것을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그러나 향후 이들 기업 중 일부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사모펀드들을 전면에 내세우고, 전략적투자자(SI)로서 배후에서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좌)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우) |
재계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뛰어들어 인수전 양상이 달라졌다"면서 "타그룹의 주력회사를 넘본다는 것이 금기시 되는 면이 있다는 측면에서 대기업들의 운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당초 업계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IB업계 C씨는 "당초 (신세계의) 인수전 참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았고 그런 측면에서 가격을 높여 '독'먹이기 전략을 펼 이유가 별로 없어 보였다"면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 박 회장간의 예상치 못한 관계 설정이 흥미로운 관심사"라고 말했다.
일정 상 4월 중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산업 지분 50%+1주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졌지만 본입찰에서 제시된 최고가에 인수해야 하기 때문에, 이에 해당하는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업계에서는 대상그룹과 군인공제회 등이 박 회장이 손잡을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