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협상·FOMC 회의록·월마트 실적 등에 눈길
[뉴욕=뉴스핌 서우석 기자] 이번 주 증시의 진행방향이 하방일 것으로 점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주변환경이 크게 호전됐다. 월가의 투자자들은 사상 최고 수준에서도 증시의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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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지막 거래일에는 '13일의 금요일' 공포도 없었다. 이날 다우지수는 지난해 12월 26일 이후 1만8000 고지를 재탈환했다. SP500과 스몰캡 러셀2000 지수가 나란히 사상 최고 종가를 작성했으며 나스닥지수 또한 '닷컴 버블'이 정점이던 지난 2000년 3월 이후 15년래 고점을 새로 썼다.
이쯤 되면 증시에 거품이 꼈다는 진단이 나올 법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다수 강세장을 전망하고 나섰다. 연일 급반등하며 이번 주에도 추가 상승이 점쳐지는 국제 유가와 국채 시장의 자금 이탈 등 주변 여건이 탄탄해 증시의 후퇴 가능성을 달리 찾기가 어렵다는 설명이다.
록웰 글로벌 캐피탈의 수석 시장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르디요는 "바닥을 찾은 듯한 원유 시장이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고 강조한 뒤 "SP500지수는 하방 압력을 받기 전까지 최고 2125포인트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상 최고 수준에서도 전문가들이 이정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배경에는 지난 해 봄 이후 처음으로 3주 연속 오름세를 지속한 국제 유가가 자리잡고 있다.
게다가 지난 수 주 동안 약세장이 펼쳐진 채권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현재 증시 외 달리 갈 곳이 없다.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 국채 수익률은 벤치마크인 10년물의 경우 지난 2주간 거의 40bp 상승, 지난 13일에 2.04%에 달했다.
우크라이나와 그리스 등 그동안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아왔던 유럽발 불안 요인들도 크게 진정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15일부터 휴전에 들어가기로 이미 합의했다.
그리스 정부의 적극적인 태도는 이번 주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기운을 더해줄 것으로 여겨진다. 16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속개될 예정인 가운데 그리스 정부는 국제 채권단과의 협상 타결을 이끌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지난 주 후반 뉴욕 증시의 상승세에 일조했다. 또 그리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16일 회의를 앞두고 국제 채권단 대표들을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현재 대부분의 월가 분석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게 될 것으로 믿고 있다.
증시가 발판을 마련하고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살아나자 증시의 변동성도 줄어들었다. 월가의 '공포지수'인 CBOE변동성지수(VIX)는 올해 대부분 15~24 범위에서 오르내렸고, 올해 들어 30 거래일 중 절반인 15 거래일을 역대 평균(20)을 상회했다. 이달 초만 해도 VIX의 20일 이동평균은 지난 2012년 중반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13일 VIX는 14.69로 마감하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증시의 상승세와 맞물릴 수 있는 좋은 징조다.
지난주 다소 부진했던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월가에서는 미국의 경기가 여전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예컨대 지난 10일 발표됐던 전미독립기업연합(NFIB)의 1월 소기업낙관지수는 예상을 하회했지만 97을 상회한 지수 레벨은 3년래 최고치였다.
이번 주에는 1월 산업생산(18일), 마르키트 2월 제조업 PMI(잠정치·20일) 등이 주목할 만한 지표들이다. 아울러 투자자들은 18일 공개되는 연방준비제도 공개시장위원회(FOMC)의 1월 정책회의록을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 시기와 관련된 단서 포착에 나선다.
시장은 19일 공개될 세계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의 분기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월마트는 저유가에 따른 소비자들의 지출 증가 수혜가 기대되지만 이와 동시에 달러 강세 영향이 글로벌 사업에는 부정적인 여파를 미쳤을 수 있다.
현재까지 발표된 기업 실적은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톰슨로이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주까지 391개 S&P500 상장기업들이 4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71.1%가 기대 이상의 순익을 발표했다. 이는 역대 평균을 웃돈 결과다.
한편 뉴욕증시는 공휴일인 16일 '프레지던트 데이' 휴장에 이어 17일부터 정상 개장한다. 또 중국 시장은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를 맞아 18일~24일 문을 닫는다.
[뉴스핌 Newspim] 서우석 기자 (wooseok74@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