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스위스 유입세는 '주춤'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대표적 조세회피처인 스위스를 제치고 홍콩과 싱가포르가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 해외자산 관리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개한 딜로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홍콩과 싱가포르는 스위스보다 더 많은 금액의 해외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유럽 내에서 금융규제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는데다 아시아 자산가들이 많아진 영향에 자금이 홍콩과 싱가포르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홍콩으로 유입된 해외자산은 6400억달러로 47%가 급증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중국 부자들의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싱가포르로 유입된 금액은 4700억달러로 32%가 늘었다.
자산관리지역으로 손꼽히던 스위스의 경우 유입자금이 2조달러로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긴 했지만 이 기간 증가세는 2%에 그쳤다. 스위스로는 주로 영국, 미국, 파나마, 캐리비안 지역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는 미국 부유층의 탈세를 막기 위해 마련된 해외금융계좌납세협력법(FACTA) 시행과 유로존 위기 등이 맞물리면서 자금 유입세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반면 싱가포르의 경우 인도네시아를 필두로 동남아 지역 내 자산가들이 늘고 있는데다 DBS와 같은 현지 은행들이 JP모건, 씨티, 크레딧스위스, UBS 등에 맞서 자산관리 부문을 강화하면서 자산관리지역으로 급부상 중이다.
보고서는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역내 고객들과 지리적으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시장 잠재성도 성공적으로 간파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몇 년 동안 싱가포르가 스위스를 제치고 자산관리지역 1순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홍콩이 1위로 등극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