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왕세자의 역점 사업… 2060년까지 넷제로 목표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우디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겸 총리의 주도로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전력 생산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고, 2060년까지는 넷제로(Net Zero·탄소중립)를 달성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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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발전업체 ACWA 파워가 이끄는 컨소시엄은 총 83억 달러(약 11조4900억원)를 들여 15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를 건설하는 계약을 사우디 국영 전력구매공사(SPPC)와 체결했다.
컨소시엄에는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자회사 아람코 파워도 참여했다. 이날 계약식에는 빈살만 왕세자의 이복형이자 에너지 장관을 맡고 있는 압둘아지즈 왕자가 참석했다.
FT는 "이번 계약을 통해 사우디 전역에 태양광 발전소 5곳과 풍력 발전소 2곳이 건설된다"며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절반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겠다는 사우디의 야심에 있어 중요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했다. 신규 발전소들은 오는 2028년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에너지연구소의 '세계 에너지 통계 리뷰'에 따르면 사우디의 태양광 발전 용량은 지난해 말 기준 약 4.34GW인데, 오는2030년까지 태양광과 풍력 발전 용량을 최대 130GW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통상 1GW는 약 100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현재 사우디는 거의 모든 전력을 석유 및 가스 화력발전소에 의존하고 있다.
ACWA 파워는 중동 최대 재생에너지 기업 중 하나로, 중동과 아프리카, 아시아 등 14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의 무역 갈등 우려에도 불구하고 사업 확장을 위해 중국 진출을 발표했다.
마르코 아르첼리 CEO는 FT와 인터뷰에서 "중국에 진출하는 이유는 단연코 중국이 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시장이기 때문"이라며 "성장을 원한다면 성장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동은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키우는 측면에서 중국 다음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FT는 "중동에서는 풍부한 태양열과 태양광 패널 가격 하락 덕분에 태양광 발전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며 "걸프 국가들은 수출을 위해 더 많은 석유와 가스를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