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쇄부도 경감 효과.. 장표어음대비 활성화는 아직 미흡
[뉴스핌=이승환 기자] 도입된지 올해로 10년째인 전자어음의 지난해 발행규모가 26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역시 44만명에 육박하는 등 전자어음이 실물어음 대체수단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전자어음 도입 10년간 이용현황 및 과제'를 보면 2014년 말 전자어음관리기관에 등록된 전자어음 이용자수는 전년대비 18.5% 증가한 43만8044명을 기록했다. 발행건수와 발행규모는 각각 187만6419건(26.7% ↑), 262조8816억원(28.8% ↑)으로 나타났다.
![]() |
| 전자어음 이용자수 추이 <자료:한국은행> |
전자어음은 세계 최초로 어음발행 및 교환 등 모든 과정을 완전하게 전산화한 지급수단이다. 기존 장표방식 어음(일반 종이로 된 어음)의 취급비용을 절감하고 위·변조 위험을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2005년 1월 처음 도입됐다.
전자어음의 이용규모는 정책당국의 전자어음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 2009년 11월 전자어음 의무 발행제도가 도입됐고, 2012년 10월 한은이 금융중개지원대출 담보용어음을 전자어음으로 전환했다. 지난해 4월에는 전자어음 발행 의무화 대상이 자산총액 10억원 이상 법인 사업자까지 확대됐다.
지난 2005년 9월 8개 은행이 전자어음 운영시스템을 개통한 이후, 현재는 17개 은행(우리, 스탠다드차타드, 국민, 외환, 한국씨티, 신한, 하나, 부산, 대구, 광주, 제주, 전북, 경남, 산업, 기업, 농협, 수협)이 전자어음 업무에 참여하고 있다.
2014년 12월 말 전자어음 이용자는 업종별로 발행인이 제조업(49.6%), 도·소매업(17.5%), 건설업(14.7%) 순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수취인은 제조업(39.4%), 도·소매업(19.1%), 서비스업(16.6%) 순이다.
전자어음 활성화에 따라 기존 장표어음의 표급비용을 절감하고 위·변조 위험을 차단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전자어음 기관이 발행인의 어음발행 한도를 제한케 해 기업의 연쇄부도 가능성도 줄일 수 있다.
배문선 한은 금융결제국 과장은 "전자어음의 배서 횟수를 최대 20회로 제한하고, 전자어음 관리기관이 발행인의 연간 매출액·자본금·신용도 등을 고려해 발행한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해 연쇄부도 위험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유통되고 있는 장표어음에 비하면 여전히 활성화가 미흡한 상황이다. 전자어음은 만기가 최장 1년으로 현금성 결제에 비해 대금 조기 회수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해 전체 약속어음 교환규모(전자어음 포함) 1280조원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한은은 "향후 전자어음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만기단축, 의무발행대상 확대와 같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또한 전자어음 이용의무 위반 시 제재수준을 상향 조정하는 등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앞서 지난 2005년 일본은 종이어음에 부과되는 인지세 발행금액(5000엔 →1만~20만엔)을 최고 40배까지 상향 조정함으로써 장표어음의 전자방식 전환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승환 기자 (lsh8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