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부동산 하락 투자 대안은 주식뿐, 대형 우량주 집중 매수
[뉴스핌=강소영 기자] 중국 '수퍼 리치'의 A주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한화 수백억원 이상의 투자규모를 자랑하는 이들 초고액 자산가들은 뛰어난 '투자 감각'을 기반으로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면서 A주 추세에 영향을 주고 있어 증시의 '풍향계'로 불리고 있다.
상해증권보(上海證券報)는 최근 '수퍼 리치의 A주 투자노선'이라는 제목으로 초고액 자산가들의 최신 주식 투자 전략과 동향을 분석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1월 한 달 동안 은행,증권사,펀드,신탁 등의 고액 자산가 고객 담당자를 인터뷰하고, 일부 고액 자산가를 직접 만나는 방식으로 '수퍼 리치'의 투자 성향과 전략을 해부했다.
◆ '수퍼 리치' 자산 A주 이동 밀물, 증시 앞날 쾌청 신호
'2013년 중국 개인자산 보고'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000만 위안 이상을 투자할 수 있는 중국의 고액 자산가는 70여 만 명이다.
이들의 투자가능 자금을 합하면 22조 위안(약 3817조원)에 달한다. 이중 투자 가능 자산이 1억 위안 이상인 '수퍼 리치'는 4만 3000여 명, 총 규모는 6조 위안에 이른다.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고려하면 현재는 이보다 훨씬 많은 '수퍼 리치'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
'수퍼 리치'로 불리는 자산가의 1인 주식 투자 규모는 적게는 수억 위안(수백억 원)에서 많게는 수천억 위안 수준이다.이들은 증시에 직접 참여하기 보다는 은행의 프라이빗뱅킹과 증권사, 신탁,사모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사모펀드는 고액 자산가가 증시 투자를 위해 가장 자주 이용하는 투자 경로다.
부동산과 광산 투자, 고리대, 선물 투자로 대규모 자산을 형성한 이들은 돈이 될만한 것을 발견하면, 남들보다 빠르고 대범하게 투자를 단행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 초고액 자산가의 증시 유입은 상하이종합지수가 2000포인트 수준이던 2013년도부터 서서히 진행됐고, 지난해 금리인하 후 A 증시 진입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기존의 투자처에서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시점에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 살리기에 나서자 발 빠르게 자금을 증시로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증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대규모 자금을 A주에 투입한 것.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초고액 자산가의 투자금이 A주의 유동성 상승장을 이끈 직접적인 동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투자전문가는 "10억 위안(약 1735억 원)의 자금을 A주에 투자하고 있는 베이징 고객의 2014년도 수익률은 70~80%에 달한다. 현재 주식에 투자한 자금을 모두 회수한 상태로, 주가지수 하락기에 맞춰 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다시 투자에 나서려고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초고액 자산가의 증시 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쉐샤오융(薛曉勇) 노아프라이빗웰스매니지먼트 대표는 "우리 회사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당수 고액 자산가가 2015년 A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주식 투자를 늘리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최근 최소가입금액을 300만 위안(약 5억 2000만 원)으로 상향 조정한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대다수 고객은 산시(山西)성의 광산주로 A주 투자에 갈수록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사모펀드 시장 관계자는 "A주가 유동성 장세를 형성하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정부의 증시 개혁과 통화 완화 정책이 진행되면서 A주도 실적장세로 전환하게 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초고액 자산가의 대규모 자산 유입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 저평가 우량주에서 큰 수익, 중소형 테마주에도 기회
고액 자산가들이 지난해 이후 집중적으로 투자한 종목은 주로 대형 우량주로 나타났다. 투자 금액이 크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지 않아도 배당만으로도 우수한 실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유 상업은행, 보험 등 금융주와 국유기업 등에 투자를 집중했다.
그러나 A주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대형 우량주 주가가 급등한 후 고액 자산가의 투자 성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주식투자 전문가인 초고액 자산가 류징(劉敬)은 "최근 가격이 싸진 중소형 테마주에서 유망주를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3년이후 현재까지 류징의 주식 투자수익률은 100배가 넘는다. 그는 "단타매매,단기투자 전략은 안된다. 가격이 저평가된 실적 위주의 유망주를 골라, 중장기 투자 전략으로 최소 반년에서 2년 정도 투자하면 50% 이상의 투자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 지수가 많이 올랐지만) A주에는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는 우수한 저평가 종목이 많다"고 덧붙였다.
초고액 자산가의 투자 성향 변화와 A주의 흐름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A주가 조정국면에 진입했지만, 신규 자금 유입은 지속되고 있고, 증시 자금이 중소형 테마주로 옮겨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란쉬(冄緖) 서남(西南)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소형 테마주의 인기는 증시 조정국면에 따른 결과로 스마트 도시, 의료기기와 국산 소프트웨어 분야에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