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플레이션보고서 발표
[뉴스핌=정연주 기자] 한국은행은 국제유가 하락이 향후 우리나라의 낮은 인플레이션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공급요인 기여도가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한은은 '인플레이션 보고서'에서 "앞으로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추가 하락, 내수경기 부진 장기화 등의 하방 리스크와 농축산물가격 불안 등의 상방 리스크가 혼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물가여건을 종합해 보면 수요측면에서의 하방압력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급측면에서는 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이 저인플레이션 지속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전년대비) <자료=한국은행> |
먼저 향후 물가의 수요측 여건을 살펴보면, GDP갭률이 지난해 4분기 경기부진의 영향으로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올해 하반기부터는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고 명목임금 오름세도 확대될 것을 감안할 때 하방압력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명목임금 오름세 둔화는 수요측면에서 물가 하락을 야기한 바 있다.
향후 명목임금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이유에 대해 한은은 "이 부분은 경기와 관련이 깊다"며 "특히 협약임금 인상률이 높아지는 추세로 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급측 여건에서는 곡물가격은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지난해(두바이유 기준 연평균 97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Fed)의 금리 인상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됐다.
농산물 가격의 경우 재배면적 축소 등으로 상승 전환하고, 축산물가격도 사육두수 감소로 한육우가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돼지고기가격 안정으로 축산물가격 오름폭은 지난해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한은은 공공요금은 유가 급락의 영향으로 인상압력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상하수도료, 교통요금 등 지방공공요금의 경우도 당초 계획된 인상률을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농산물가격은 재배면적 축소 등으로 전환하고, 축산물가격도 사육두수 감소로 한육우 가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경로상 상방리스크로는 OPEC의 감산 결정 등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전환과 기상여건 악화 및 가축 전염병 확산에 따른 농축산물가격 급등이 제시됐다. 하방리스크는 OPEC 감산협의 지연 및 글로벌 달러화 강세 등으로 국제유가 추가 하락과 내수경기 부진에 따른 수요면에서의 하방압력 확대 가능성이다.
한은은 2015년중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연평균 기준) 1.9% 상승할 것이며, 기간별로는 상반기 1.2%에서 하반기 2.5%로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에 물가 상승률이 확대되는 주요 원인으로 지난해 하반기중 물가하락(전기대비)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 가운데 물가 공급요인에 해당하는 유가가 하락함에 따라 2015년중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공급요인의 기여도가 지난해에 비해 소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수요 및 인플레이션 지속성의 기여도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 예상됐다.
한편 향후 물가안정목표 운영에 대해 한은은 "2013∼15년중 적용하기로 했던 현행 중기물가안정목표를 변경하는 것은 설정과정 및 해외사례 등을 고려할 때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저인플레이션 지속 및 물가목표 하회 상황만을 근거로 물가목표를 변경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현행 중기물가안정목표의 적용기간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물가목표를 변경하기 보다는 물가흐름의 구조적 변화 및 중장기 예상경로를 면밀히 재점검하여 우리 경제의 최적 물가상승률을 모색한 후 2016년부터 적용할 새로운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울러 새로운 인플레이션 환경 하에서 원활한 물가안정목표제 운용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물가목표 적용시계, 변동허용범위, 대상지표 등 목표설정 관련 제반 사항에 대해서도 최적 조합을 마련하여 2016년 이후 물가안정목표 설정시 적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물가안정목표가 결정될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미정"이라며 "적정인플레이션을 찾아야 하나 현재 불확실성이 크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