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 효과 지켜봐야"…시장 "원론적 멘트"
[뉴스핌=우동환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보여줬던 매파적인 스탠스를 시장에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올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은 지난해 4분기에 발생한 이례적인 요인 때문으로,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조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형석 기자 |
이 총재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를 언급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서도 "금리정책은 특정지표만 고려해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1월 금통위에서와 마찬가지로 잠재성장률을 지목하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이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낮지만, 저물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 모든 나라들이 직면한 과제"라며 "물가안정 목표를 재설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변동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지만,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우리 경제의 특성상 플러스 요인도 있다"는 시각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 총재는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각국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각국의 상반된 움직임으로 국제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국제금융시장이 글로벌 리스크에 상당히 민감해져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ECB의 통화정책회의에 대해 "회의 결과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주시하면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이 총재는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한국 경제의 인구고령화와 중장기 성장잠재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상황에서 구조개혁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날 이 총재의 발언에 대해 "새로운 것은 없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1월 금통위 기자회견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경제가 3.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매파적인 시각을 유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은이 내수 회복에 기대를 걸며 분기별 성장률을 1% 내외로 제시했는 데 이같은 전망의 현실화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1분기에는 동결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2분기에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역 역시 "원론적인 멘트로 보고 있다"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진 상태에서 시장을 자극할 만한 발언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인도와 스위스 등을 지목하면서 "시장에 혹시나 하는 기대감도 있었지만, 빗나갔다"며 "굳이 찾아보자면, 'ECB 조치에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멘트에서 인하 가능성에 대한 뉘앙스를 작게 나마 느낄 수 있었던 정도"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우동환 기자 (redwax76@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