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잇세컨즈·스파오, 유니클로 독주에 해외 진출 확대
[뉴스핌=최주은 기자] 제일모직 ‘에잇세컨즈’와 이랜드 ‘스파오’ 등 국내 토종 SPA 브랜드들이 국내시장에서 유니클로로 대표되는 글로벌 브랜드 독주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한 글로벌 브랜드에 대항해 점포를 확대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결국 안방을 내준 국내 브랜드들은 내수 시장에서의 정면승부 대신, 중국 등 해외 시장에서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복안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 한국법인 FRL코리아의 최근 1년(2013년 9월~2014년 8월) 매출은 8954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상승했다. 지난 2015년 국내에 진출한지 10년도 안돼 매출 1조원을 바라보는 대형 패션업체로 성장한 것이다.
토종 브랜드인 에잇세컨즈도 지난해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한 16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유니클로에 비해서는 아직 초라한 수준이다.
스파오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론칭 첫 해인 2009년 매출 100억원에서 2013년에는 1400억원으로 14배 신장했지만 유니클로를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매장 수도 유니클로가 138개인 반면 스파오 60개, 에잇세컨즈 30개 순으로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 같은 격차는 국내 브랜드의 시장 진출이 늦었던 것이 결정적이다. 지난 2012년 론칭한 제일모직의 에잇세컨즈는 유니클로(2005년)와 자라(2008년)에 4~7년 늦어 시장 선점에 실패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와의 정면 승부보다, 중국 시장을 비롯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에잇세컨즈는 오는 2020년까지 해외 시장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2009년 론칭한 이랜드의 스파오도 비슷한 전략으로 중화권을 중심으로 2020년까지 전 세계 매장 1만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중 홍콩 디파크몰 오픈을 앞두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SPA 시장은 유니클로 독주 체제라고 할 만큼 크게 앞서고 있다”며 “국내 업체의 경우 글로벌 브랜드 대비 진출이 많이 늦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출이 늦다보니 외형 확장에 집중하느라 글로벌 업체와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며 “토종 브랜드는 국내에서의 출혈 경쟁보다 한국 제품에 대한 관심이 큰 중화권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