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금 10만원 후반, 수입금 20만원 중반…내년 1월 발표
[뉴스핌=이준영 기자] KRX금시장 개설 후 9개월 동안이나 미뤄진 한국조폐공사의 금품질 검사비용이 결정되어 오는 1월 발표될 예정이다.
이 검사비용은 KRX금시장 개설 초기 30~40만원대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보다는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검사비용과 기간에 대한 금 실물 업체들의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한국거래소와 논의해 온 금품질 검사비용은 정해졌다. 이를 곧 발표할 것"이라며 "내년 1월쯤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검사비용은 국내생산금은 10만원 후반대, 수입금은 20만원 중반대 수준으로 정해졌다.
문제는 조폐공사와 거래소가 논의해 결정한 금 품질 검사비용이 실물업자가 요구한 수준보다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조폐공사의 금 품질 검사장소가 경북 경산에 있기에 3일이나 걸리는 검사기간도 부담이다.
A 금 수입·유통업체 대표는 "사설 코라스 인증 기관의 금품질 검사 가격은 3~4만원에 불과하며 검사 시간도 몇 시간이면 된다"며 "그러나 조폐공사에서의 금 품질 검사 비용은 30만원에 가깝다. 검사기간도 3일이나 걸려 그동안 금을 팔 수 없다. 금을 팔아 이자를 갚는 등 기회비용 면에서도 손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 품질 검사기간 3일에 검사비용도 사설업체보다 훨씬 비싼 데다 부가세 즉시 환급까지 안되니 KRX금시장에 입고할 메리트가 없다"며 "이런 이유들로 금 가격이 높아져 금시장 거래가 더욱 부진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KRX금시장 금 입고 업체들은 자체적 또는 국제기준에 의해 일차적으로 금 품질 검사를 하고 있는데 KRX금시장 입고를 위한 재검사 비용까지 내야하는 상황이 의아하다는 입장이다.
B 금 입고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세계적 금 품질 인증인 LBMA의 '굿 딜리버리' 인증업체 스위스 '템프'의 금을 수입한다"며 "그런데 조폐공사에서 또 검사받으면서 높은 비용을 내야 하는게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폐공사에서의 재검사 필요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겠지만 비용과 시일 측면에서 부담을 줄여야 한다. 마진이 0.1~0.5% 밖에 안되기 때문에 비용은 최소한 사설업체 수준인 5~7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며 "소요 시간도 사설 업체처럼 당일 결과가 나와야 한다. 3일간 금을 묶이게 하면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부분이 시장가격과 맞지 않으면 거래소 입고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C 금 입고업체 관계자도 "우리는 자체적으로 포나인(99.99%) 코라스 검사를 하는데 또 품질 검사비용을 내라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이 비용은 거래소가 지불해야 할 것이다. 금 거래 양성화를 위한 정부시책이긴하나 우리가 검사비용을 내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조폐공사 측은 금 품질 검사가 사설 기관보다 높은 수준이기에 비용도 높다는 의견이다. 3일의 검사기간에 대해서도 줄이기 어렵다고 전했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우리의 금 품질 검사 수준은 사설업체나 LBMA 보다도 좋기에 비용이 높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 품질 검사 시간은 이틀 이상 걸릴 수밖에 없다"며 "시간을 줄이기 위해 금 품질 검사 장소를 조폐공사 서울사무실로 이동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측도 검사 비용에 대해 일정 부분 부담을 할 것"이라며 "거래소가 진 비용 부담을 다시 실물업자들에게 세금 등으로 전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