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강세·유가하락 영향 적어..미 옥수수 파종시기까지 하락요인 제한
[뉴스핌=백현지 기자]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원자재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분산투자 차원에서 곡물투자를 고려해 볼만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올해 곡물 생산량 호조에 따른 가격 하락이 이미 진행된만큼 이제 3대 곡물(옥수수, 대두, 밀)은 하방경직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곡물은 뚜렷한 가격 상승 호재는 없지만 겨울철 한파와 생산량 축소에 따른 반등 가능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17일 뉴스핌이 2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12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결과 곡물의 투자의견은 단기와 장기는 ′비중유지′, 중기는 ′비중축소′로 집계됐다. 단기~장기 중 대신증권 단 한곳만이 중기투자의견을 ′적극확대′로 제시했다.
농산물은 미국 달러 강세나 다른 산업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영향이 미미하다. 이에 유가, 금 등과 다르게 내년 4월 미국 옥수수 파종시기까지 가격 하락 변수가 제한적이다.
전문가들은 선물투자는 변동성과 리스크가 큰만큼 상장지수펀드(ETF) 등 펀드투자를 추천했다.
외환은행, 신한생명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농산물선물(H) ETF를 주목했다. 국민은행은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를 추천했다.
타이거농산물선물ETF는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곡물 가격지수인 ‘S&P GSCI Agriculture Ehanced Index’의 가격 변화에 수익률이 연계된다.
KG제로인에 따르면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 펀드 역시 같은 지수를 비교지수로 쓰고 있다. 이 펀드를 운용 중인 정삼윤 KDB자산운용 매니저는 "역사적 가격 추이를 볼 때 저가매수 타이밍으로 적절하다"며 "기초자산의 특성상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투자도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접근할 만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옥수수는 올해 풍작으로 가격 하락이 두드러진만큼 내년 생산자가 경작면적을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천원창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옥수수 수확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가격은 최근 2년간 절반 수준까지 하락해 경작 유인이 상당 부분 약해진 상태로 내년에는 옥수수 수확면적과 면적당 수확량이 모두 올해보다 줄어들 전망"이라며 "내년에는 옥수수가 전체 농산물 가격 상승세를 견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 따르면 옥수수선물은 올해 초 부셸당 4.61달러에서 지난 10월 1일 3.3375달러까지 내리는 등 약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4.00달러 선을 회복했다.
더욱이 소맥은 전세계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러시아에서 수출 제한 가능성이 제기된만큼 단기 가격 상승을 기대할 만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니콜라이 표도로브 러시아 농업부 장관은 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곡물의 수출 제한 조치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황병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위원은 "겨울철 한파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곡물은 소맥으로 최근 정치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맥 등 개별 곡물 가격 급등해도 펀드 수익률 개선은 이에 못 미칠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투자자문부 연구위원은 "농산물펀드는 3대 곡물 뿐 아니라 면화, 오렌지 등을 같이 담고 있어 수익률이 곡물가격 상승만큼 수익률이 좋다고 볼 수 없다"며 "하지만 현재도 만기 2년 두고 분할매수 하는 전략은 안정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