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의 채권투자] -<끝> "회사채 투자, 기업 자산 항목부터 체크하라"
[편집자] 2%를 밑도는 저금리 시대를 타개하기 위해 개인투자자들이 우량 회사채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채권형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 뿐만아니라 장내 채권시장에서 직접 회사채를 사고파는 개인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흔히 주식은 위험자산, 채권은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하지만 채권 투자도 리스크를 짚어보고 투자해야 안전하게 고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계좌 개설부터 개인들의 회사채 투자 성공 사례, 펀드매니저 추천 회사채, 주식관련 사채 투자 노하우까지 개인들의 장내채권시장 투자법을 총 4회에 걸쳐 살펴본다.
[뉴스핌=우수연 기자] "우리나라 기업구조 조정제도부터 이해하면 채권투자로 안전하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에게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저금리 시대의 대안으로 '우량 회사채'를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많지만 정작 '우량한' 회사채를 고르자니 그 기준이 모호하다. 개인들의 올바른 채권투자법을 배우기 위해 지난 8일, 한국채권투자자문 김형호 대표(사진)를 그의 사무실에서 만났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자문 대표 <사진=김학선 기자> |
예를 들면, 개인들에게는 투자기업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게되면 치명적이지만 워크아웃이 단행될 경우 개인들은 원리금을 100%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가 된다는 얘기다.
해당 기업이 워크아웃에 돌입하면 은행 같은 기관투자자들은 '협약채권자'로서 추가 지원과 상환연장 등을 결정하면서 어느정도 희생을 감내해야한다. 하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비협약채권자' 분류돼 원금도 구제받고 이자도 꼬박꼬박 받을 수 있다.
그는 "워크아웃 예정인 기업들은 수익도 원금도 보장받는다"며 "또 시장에서 (워크아웃 여부를) 다 알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떨어지지 않아서, 일부 스마트 머니는 워크아웃을 보고 (매수에)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회사채 투자를 위해서는 투자 기업의 자산 가치를 우선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회사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자산을 시가로 표시하고 있는데 부채대비 자산의 규모, 특히 자산 항목의 청산 가치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사 대차대조표에는 자산을 모두 시가로 표시하고 있는데, 부채대비 자산의 규모, 자산의 구성 항목을 보면 회사가 만일 부도가 나더라도 투자자가 얼마나 회수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같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본적인 경로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리포트와 그리고 금융감독원 사이트에 공시되는 '투자설명서'를 언급했다.
그는 "신용평가사에서 나오는 리포트를 70~80% 기반으로 하고, 금감원 전자공시에서 분기·반기·결산보고서 등을 살펴봐야 한다"며 "특히 '투자설명서'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공시하도록 되어있기 때문에 공시내용이 훨씬 엄격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주식관련 사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합쳐놓은 주식관련 사채를 이용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모아놓은 주식관련 사채에 최우선적으로 투자하기를 바란다"며 "현재는 분리형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막혀있어서 CB(전환사채) 투자를 많이 하고 있지만, 내년 분리형 BW 발행이 재개된다면 발행자와 투자자들의 관심 모두 그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달 21일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일부 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여기에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재허용하는 방안이 담겨있다.
그는 25년간 채권시장에 몸담으며 쌓아온 노하우를 기관·개인들에게 자문하는 채권 전문 투자자문사를 설립했다. 채권만을 전문으로 하는 투자자문사로는 국내 최초다. 한국채권투자자문은 지난 1월 투자일임 라이센스 취득 이후 10개월만에 2400억원을 유치했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회사채 투자시 처음 전략은 어떻게 세워야하나?
▲ 우선 한달 후에 쓸 돈인지, 장기적으로 목돈을 모을 것인지 투자의 목표부터 설정해야한다. 이후 연간 수익 목표를 세우고 채권을 금리대별로 살펴보는거다. 그리고나서 신용등급, 재무상태 등을 살펴 종목을 선정하면 된다.
-만기시 해당 기업의 최종상환 능력은 어떻게 볼 수있나?
▲부채비율과 자기자본 규모를 따지면 된다. 현금흐름을 볼 것이 아니라 자기자본이 얼마나 있나 그걸 봐야된다.
-회사채 투자 이후 주기적으로 체크해야하는 항목은?
▲기업은 움직이는 생물이다. 석달에 한번씩 금감원 공시에 재무정보가 나올 때마다 점검해야한다. 재무정보, 신용등급 바뀌는 정도만 체크해도된다고 본다. 그에 맞춰 전략을 수정해야한다.
-기관들이 유동성, 신용등급 좋은 물량 쓸어가고 리테일(개인) 채권은 그만큼 우량하지 못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 금리도 높고 신용등급도 좋은 회사채는 없다. 기관과 개인이 노리는 회사채는 다르다. 리테일 채권은 개인들의 수익 목표를 충족하는 금리가 되는 채권이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위험도는 높다. 이를 감안해고 투자해야한다.
-주식관련 사채 투자는 어떤가? 전환사채(CB)의 경우 상장폐지 되는 종목도 많던데?
▲ 주식과 채권의 장점을 뽑아놓은 주식관련사채를 최우선적으로 투자해야한다. 내년중 분리형 BW 발행이 재개된다면 발행과 투자 모두 그쪽으로 몰릴 것 같다. 주식에 대한 워런트를 따로 떼서 주고 차익은 비과세니 유동성이 좋아서 훨씬 더 잘 팔릴 것이다. 상장폐지되는 CB의 경우 투자적격등급인 BBB 이상의 경우 그런 사례는 드물다.
-전단채 투자는 어떤가?
▲담보가 있는 전단채라면 아주 안전하고 좋다. 담보가 없는 전단채는 무보증 CP나 다름없다. 부동산 PF 전단채도 담보가 꼭 있고, 가치가 얼만지 따져보고 투자해야한다.
-올해 분리과세형 하이일드펀드 인기 많았는데, 아직도 메리트가 있나?
▲ 당연히 있다. 올해 쿠쿠전자, 삼성SDS, 제일모직 등 공모주가 수익이 좋았고, 중형급 기업공개(IPO) 기업들이 아직 20~30개정도 남아있다고 한다. 목표 수익률은 연 10% 정도 잡고 있다. 채권에서 6%, 공모주에서 3~5% 정도 보면 된다.
-하이일드시장 살리는 묘수는?
▲ 현재 하이일드펀드 도입 등으로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사실 일부 하이일드펀드는 특정 BBB급 회사채를 조금 넣고 나머지는 A급, 공모주만 받아가는 무늬만 하이일드 펀드도 많다. 공모주의 비중을 10% 정도 더 늘려줘도 좋은데, 그렇게 하면 자금은 더 몰리겠지만 '하이일드채권 시장을 살리자'는 본말이 전도될 우려가 있어 신중해야한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