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반등 악영향 우려…금리인상 전망 밀려
[뉴욕=뉴스핌 박민선 특파원] 국제 유가의 수직 낙하 흐름이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시행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 등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고 있지만 유럽과 중국 등 글로벌 경제 성장 둔화와 맞물린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 반등에 악영향을 미치면서 금리인상에 대한 연준의 '셈법'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금주 예정돼 있는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은 물론 경제지표들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더욱 큰 상황.
◆ 연준 위원들 "저유가, 美경제에 긍정적"
일단 연준 관계자들은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더 클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으며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려는 모습이다.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은 유가 하락이 공급 과잉에 따른 충격이라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감소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에너지 가격 하락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역시 일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며 연준이 금리 인상과 관련된 계획을 세우면 이에 따라 정확히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연방준비은행 윌리엄 더들리 총재도 "유가가 배럴당 20달러 하락할 경우 6700억 달러 가량의 부의 가치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며 유가 하락이 가계 소득 증가 등 미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유가 하락은 소비 지출 및 글로벌 성장에도 긍정적이라며 시장의 반응에 따라 금리 인상 속도가 결정되겠지만 내년 중순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그러나 이와 별개로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의 첫 금리 인상 시기로 그동안 내년 중순으로 예상해 왔던 것과 달리 현실적인 금리 인상은 내년 9월 이후, 혹은 2016년에 들어서야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
◆ 경제지표, 베이지북 등 '경제 읽기'에 초집중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11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는 22만8000개 증가를 기록하고 실업률 5.8%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3일 공개되는 연준의 베이지북과 제조업 및 서비스업 관련 지표 등도 향후 연준의 움직임을 읽는 데 주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일(현지시각) 제프리스의 워드 맥카시 이코노미스트는 "금주 시장은 매일 매파와 비둘기파적 발언을 함께 들으면서 이달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로 관심을 옮겨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고용지표가 상당 수준의 견고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BTIG의 다니엘 그린하우스 전략가는 "채권 시장의 많은 사람들은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일각에서는 경제가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고용 성장도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연준은 유가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P파이낸셜도 연준의 목표치를 하회하는 인플레이션과 유휴 노동력 등으로 인해 금리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함께 유가 하락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 역시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주 뉴욕 증시는 S&P 에너지 섹터가 주말 하룻새 40% 가량 떨어지면서 52주 최저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유지한 바 있지만 추가 하락세가 유지될 경우 시장 전체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도 높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66.15달러대까지 하락하며 지난 2009년 이래 5년만에 최저 수준을 경신하기도 했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의 앤드류 리포우 대표는 "성탄절 연휴까지 휘발유 가격이 갤러당 2.55~2.60달러대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섹터는 지난주 9% 가깝게 떨어진 반면 소비자 관련주는 2.5% 이상 올라 트레이터들은 연말 쇼핑시즌동안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시장의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