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인사 마무리, 22일보다 미뤄질 듯
[뉴스핌=우수연 기자] 통합 KDB산업은행의 기틀을 마련하는 산은 합병위원회가 지난달 열리지 못하면서 통합 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1일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로 잠정 결정된 산은 합병위원회가 지난 11월 마지막 영업일인 28일에도 끝내 열리지 않았다.
합병위원회는 임원 선임, 인원 정원, 구조 개편 등 통합 산은의 '큰 그림'을 그리는 협의체다. 당초 통합 산은의 인사가 오는 22일경 마무리 될 예정이었으나 합병위원회가 미뤄지면서 통합 세부 작업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원래 22일에 인사를 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는데, 통합 산은의 직원 정원 등 내년 예산과 직결되는 부분에서 합병위원회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이 때문에 인사 일정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산은과 정책금융공사(이하 정금공)가 임원 인사 조율을 두고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회의가 지연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통합 산은에 상임이사를 한 자리 추가하는 방안을 두고 금융위와 산은, 정금공에서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11월 말 금융위에 주요 이슈가 너무 많아서 회의 날짜를 잡는데 애로가 있다"며 "양쪽 기관에서 얘기하고 원하는 게 달라서 합리적으로 봐야할 것 같고, 바로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렵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금융위와 산은에서도 상임이사를 한 명 추가한다는 데는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자리가 정금공으로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이 같은 논쟁이 불거진 이유는 국회에서 제정한 산은법 부대의견에 '중소·중견기업 관련 대출 및 투자업무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고 전담임원을 설치해야한다'라고 명시됐기 때문이다. 현재 산은의 상임이사는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산업은행장 겸직)과 류희경 수석부행장으로 총 2명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은에 상임이사를 한 자리 더 두는 쪽으로 결정이 된 것 같은데, 반드시 정금공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반 직원들은 같은 기수의 정금공·산은 직원들 간에 직위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수인 정금공 직원들이 같은 해 입사한 산은 직원들보다 내부 승진이 훨씬 빨랐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정금공 직원들은) 은행과 직위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은행 내 기준에 맞게 똑같이 적용을 해주려고 한다"며 "일부는 직위가 내려갈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현 직위를 고려할 것이며 직급은 그대로 승계된다"고 말했다.
산은의 한 직원은 "화학적인 통합을 바라지만 다수인 산은이 오히려 소수를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역차별을 받지는 않을까 우려가 된다"며 "정금공은 정금공대로 지점 발령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