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車금융에 '방카슈랑스 25% 룰' 형식 도입 검토
[뉴스핌=정탁윤 기자] 자동차 복합할부금융을 둘러싼 카드사 및 금융권과 자동차업계의 대립이 심화하고 있다. 가맹점 계약 만료를 앞둔 KB국민카드와 현대차가 카드 복합할부금융 가맹점 수수료율 추가 협상을 진행중인 가운데, 금융당국이 나서면서 업권 간 갈등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복합할부는 소비자가 자동차를 살 때 캐피탈사와 할부약정을 맺고 캐피탈사가 권유하는 신용카드로 할부원금을 결제하면, 다음날 캐피탈사가 소비자 대신 카드사에 할부원금을 갚아주고 소비자는 캐피탈사에 할부로 갚는 상품이다.
6일 금융권과 신용카드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금융 독과점을 막고자 여신업계에도 '방카슈랑스 25% 룰' 형식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카슈랑스 25% 룰'은 은행지점에서 한 보험사의 상품 판매액이 전체의 25%를 넘지 못하게 한 것으로, 보험 계열사를 가진 은행이 계열사 밀어주기를 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다. 현대차가 계열사인 현대개피탈을 밀어주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그래픽=송유미 미술기자> |
여전법 18조 3항에 따르면, 현대차와 같은 '대형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부당하게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을 책정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법 위반사항이다. KB카드 등 카드사들은 최저 수수료율이 1.5%인 체크카드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요구하는 것은 여전법 위반이라는 주장이다.
KB카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체계는 상품 종류별로 된게 아니라 가맹점별로 적격비용을 산정해 수수료 적격비용을 책정한 것"이라며 "복합할부상품은 고객선택권 보장, 금융사간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당국에서도 유지하기로 한 것인 만큼 잘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는 복합할부금융은 일반 신용판매 거래와는 달리 카드사 입장에서 단 하루 동안만 자금조달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수수료율 인하 여지가 큰 '비정상거래'라는 논리로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는 가맹점 계약 만료를 앞둔 KB카드에 현행 1.85%인 복합할부 수수료율을 0.7%로 낮춰달라고 요구했고, KB카드는 "1.75% 이하로 낮추기는 어렵다"고 맞서며 오는 10일까지 추가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 현대차와 KB카드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카드업계와 금융당국, 현대차 간 여전법 위반을 둘러싼 소송전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