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국채시장이 완만하게 상승했지만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QE) 종료를 앞두고 매도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의 얘기다.
유로존에서는 스페인 국채 수익률이 이탈리아 대비2년6개월래 최저치로 하락했다.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스페인이 상대적으로 높은 성적을 거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주 커버드 본드 매입을 단행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유럽 주요 국채시장이 일제히 상승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bp 하락한 2.2569%에 거래됐고, 30년물 수익률이 1bp 내린 3.0352%를 나타냈다.
2년물 수익률이 1bp 가까이 떨어졌고, 5년물 수익률도 1bp 내렸다.
연준은 월간 100억달러로 줄어든 자산 매입을 28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회의에서 완전 종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기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국채 매도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조지 곤칼브스 채권 전략 헤드는 “이른바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계획이 발표된 이후 기관 투자자들의 채권 매도가 넘차 늘어나고 있다”며 “그동안 QE 종료에 대비할 시간이 주어지긴 했지만 자산 매입을 줄이는 것과 완전 철수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국채시장의 최대 ‘큰손’인 연준이 매입을 중단할 때 시장 충격이 전혀 없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투자자들은 29일 연준 회의 결과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준 정책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과 긴축 시기에 대한 언급이 앞으로 국채시장의 향방에 커다란 변수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투자자들은 QE 종료에 따라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매수 및 매도 호가의 스프레드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며, 앞으로 불안정한 시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유로존에서는 ECB의 은행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커버드 본드 매입 소식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특히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5일 연속 하락, 이탈리아 10년물 대비 2년6개월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라보뱅크 인터내셔널의 린 그레이엄 테일러 채권 전략가는 “스페인 은행권의 자본건전성이 이탈리아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채시장이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며 “이탈리아 은행권의 테스트 결과는 예상보다 저조했다”고 말했다.
독일 경제 지표 부진이 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국채시장 상승에 무게를 실었다.
이포 연구소가 발표한 10월 대기업 경기신뢰 지수는 10월 103.2를 기록해 전월 수치인 104.7과 시장 전문가의 예상치인 104.5를 일제히 밑돌았다. 안전자산으로 통하는 독일 국채가 상승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ECB는 지난주 17억유로 규모로 커버드 본드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ECB의 자산 매입이 유로존 경제의 턴어라운드를 기대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지만 일부에서는 부양책 확대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이날 독일 10년물 수익률은 2bp 하락한 0.83%에 거래됐다.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이 5bp 떨어진 2.13%를 나타낸 반면 이탈리아 10년물 수익률은 3bp 오른 2.55%에 마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