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유동성 완화로 금융부문 위험투자 과도"
[뉴스핌=우수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향후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경로에서 대외여건 악화 가능성 등 하방리스크가 더욱 우세하다고 판단했다.
22일 이 총재는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된 한 언론사의 포럼에 참석해 이같이 언급했다.
이 총재는 "내년 3.9%의 경제성장률을 예상하고 있지만, 하방리스크가 더욱 우세하다는 우려가 있다"며 "단기적인 시계(6개월~1년)에서는 해외 리스크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가 언급한 대외리스크로는 유로존의 경기침체 가능성, 중국의 성장세 위축,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이 있다.
특히, 그는 중국 경제 위축을 크게 우려하며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6%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 경제 비중은 세계 GDP의 16%에 이른다"며 "중국 경제의 성장이 위축된다면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게 되며 세계경제에도 상당한 충격을 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일본 아베노믹스에 대해서는 경제심리를 자극하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아직까지 가시적인 경기회복을 체감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아베노믹스로 엔화 약세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우려하고 있지만, 현재까지의 영향을 평가한다면 분위기를 띄우는데는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엔화 약세 등의 효과로 개선된 기업의 수익이 가계소득이나 기업 투자로 연결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아베노믹스의 성공의 관건도 역시 구조개혁"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세계경제가 확장적 경제정책을 지속하고 있으나 저성장의 장기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성장 모멘텀의 조기회복 지연이 될 경우 저금리, 확장적 거시정책 지속에도 불구하고 저성장기조 장기화의 우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글로벌 유동성 완화 정책의 결과로 금융부문에는 위험자산 투자 분위기가 과도하게 형성됐으나 실물부문의 위험투자는 부진하다는 판단도 내놨다.
그는 "2008년 이후 글로벌 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정책의 결과, 세계경제의 실물부문 위험추구(투자)는 너무 적고 금융부문의 위험추구는 너무 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에 위기가 온다면 전염 루트(경로)는 종전과 다를 것으로 본다"며 "은행부문은 디레버리징을 통해 몸집을 상당히 줄였으나 비은행 부문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국제금융시장에 유동성이 풀린 이후 자산운용사 등에서 운용하는 자금의 규모가 엄청나게 늘었다며, 이같은 운용사들의 동향이 향후 신흥국 시장에 리스크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완화정책에 따라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하는 자금의 규모가 19조달러에 달한다"며 "자산운용사가 포트폴리오를 1% 조정한다해도 2000억달러에 달하는 큰 돈이 움직이는 셈이며, 이는 신흥 시장에 큰 위험요소로 잠재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