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0년대부터 재개발 사업 추진…2005년 뉴타운 사업지구 선정
[뉴스핌=한태희 기자] 정부의 잇단 주택 관련 규제 완화로 재건축·재개발되는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재개발, 재건축에 대한 환상은 버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십년 째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장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위례신도시 근처에 있는 송파구 거여 2구역이 대표적이다.
20일 서울시와 송파구 거여동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거여동 2구역(2-1, 2-2구역)은 재개발 사업은 4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거여 2구역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거여역과 마천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위례신도시 행정구역에 송파구 거여동 일부가 포함되는 것을 감안하면 입지가 나쁜 편도 아니다. 그런데도 재개발 사업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거여 2구역 재개발 사업 일지는 지난 1970년대에서 출발한다. 지난 1973년 거여 2구역에서 자력개발방식으로 사업이 추진된다. 주민이 개별적으로 자기 땅에 주택을 고쳐 짓는 방식이다. 조합을 설립해 주민들이 함께 사업을 추진하는 합동 재개발 방식과 비교된다. 하지만 주민의 경제적 부담으로 자력개발방식의 재개발 사업은 지지부진했다.
거여동 부자공인 관계자는 "자력개발 방식은 시가 도로나 기반 시설을 마련해주고 주민이 돈을 직접 내야하기 때문에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거여 2구역 재개발 사업에 불을 당긴 사람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시장으로 있던 지난 2003년 송파구 거여동 일대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있은 후 얼마 지나 지 않아 거여동은 뉴타운 사업지구로 선정된다. 지난 2005년 서울시가 거여동 일대를 3차 뉴타운 사업지로 발표한 것이다.
현재 거여 2구역은 2-1과 2-2로 나뉘어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거여 2-1 구역은 최고 33층, 17개도, 1932가구로 규모로 재개발된다. 2-2구역은 최고 33층, 12개동, 1199가구 규모 주택단지로 탈바꿈한다.
그러나 사업이 원만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거여 2-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009년 시공사를 선정하고 오는 2015년까지 아파트 986가구를 지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첫 삽도 뜨지 못한 상황이다. 사업시행 인가까지 받았지만 시공사가 공사비 인상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이에 재개발 사업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현장 중개업소 관계자는 말한다. 거여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위례신도시와 가깝지만 분위기는 확연히 다르다"며 "위례를 기대하고 (거여동에) 투자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거여동 마천공인 관계자도 "지난해 사업에 속도가 붙었을 때는 찾는 사람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며 "재개발 사업은 변수가 많다"고 강조했다.
사진:서울시 |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