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종달 골프전문기자] 백규정(19·CJ오쇼핑)이 19일 인천 스카이72CC 오션코스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축하한다. 오늘 우승할 것으로 기대했나.
-첫날에는 ‘톱3’를 목표로 했다. 어제 잘 쳐서 오늘은 시작할 때까지도 ‘톱5’가 목표였다. 긴장을 해서 어제는 잠도 잘 못 잤다.
▲오늘 마지막 조로 박인비 등과 출발할 때 긴장했나.
- 아니다. (박)인비 언니나 (배)희경 언니와는 어렸을 때부터 자주 라운드를 해서 긴장은 안 했다.
▲처음에는 선두권이었지만 중반에 밀렸다. 그리고 후반에 연속 버디를 잡은 뒤 어떤 생각을 했는지.
-전반에 3퍼트로 보기를 하면서 잠시 흔들렸다. 후반 들어 선두와 약간 차이가 나서 ‘톱5’를 목표로 했다. 한두 홀 버디를 하면서 그냥 열심히 재미있게 치자고 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마지막 18번홀에서 공동선두였다. 버디를 잡으면 연장전 없이 우승할 수 있었는데.
-후반 들어 인비 언니도 잘 쳤다. 내가 버디를 하면 인비 언니도 버디를 했다. 마지막에 공동 선두라는 걸 알았다. 18번홀에서 인비 언니가 버디 퍼트를 실패하는 걸 보고 ‘내게도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수로 넣지 못해 당황했다.
▲스코어카드를 낼 때 머리를 숙이고 있었다. 연장전 갈 때 새롭게 의지를 다졌는지.
-목표로 했던 ‘톱5’는 일단 달성했으니 마음이 편했다. 연장에서는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만 지더라도 소극적으로 쳐서 패하기보다는 자신 있게 치자고 다짐했다.
▲3라운드 후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미국 진출을 안 하겠다고 했는데, 지금도 같은 생각인가.
-어제 밤에도 혼자 많이 생각했다. 아무리 신경 안 쓰려고 해도 생각났다. 어제 내린 결론은 ‘우승하고 생각하자’였다. 지금도 생각이 많다. 아직 잘 모르겠다. 주위 분들과 상의를 해봐야겠다.
▲연장전에서 린시컴이 짧은 퍼트를 놓쳤다. 본인 차례가 왔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연장 나가기 전에도 마지막 18번홀에서 그런 기회를 놓쳤다. 그때도 비슷한 브레이크였다. ‘나한테 또 다시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는 성공하자고 다짐했지만 너무 긴장도 됐다. 마음을 다잡고 바로 치자고 다짐한 후 퍼팅했다.
▲연장전에서 린시컴이 먼저 홀 가까이 붙였다. 이후 좀 더 가까이 붙였는데 어떤 생각이 들었나.
-린시컴이 가까이 붙인 것 알았다. 난 오히려 집어넣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쳤다.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과 세 번째 샷 클럽은.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고, 두 번째 샷은 24도 유틸리티, 세 번째 샷은 58도 웨지를 사용했다.
▲허리에 압박벨트를 차고 출전할 걸로 알고 있다. 허리 디스크 상태는 어떤가.
-복대를 차는 이유는 올 초부터 아파서다. 계속 시합을 뛰다보니 안 좋아졌다. 병원에서는 쉬라고 했다. 한 주 시합을 쉬기도 했다. 이후 복대 차고 출전한다. 허리가 많이 아프지는 않지만 예방차원에서 찬다. 시합할 때는 몰랐는데 지금 끝나고 나니까 아프다.
▲연장전 퍼트 거리는 얼마나 됐나. 또한 지금 이 자리에서 누군가에게 하고 싶은 멘트가 있다면.
-연장전 퍼트 거리는 1m였다. 고마운 분이 너무 많다. 지금 생각나는 사람은 솔병원 원장이다. 아플 때 항상 지켜봐주셨다. 아침에는 솔병원에서 항상 마사지와 치료를 받는다. 둘째날 박세리 언니와 라운드를 했다. 박세리 언니 은퇴하기 전에 같이 시합을 해보는 게 소원이었다. 2라운드 때 박세리 언니가 ‘퍼팅을 정말 잘 한다. 빨리 미국에 오라’며 격려도 해줬다. 같이 플레이한 선수들도 생각난다.
▲장타자에 속한다. 또한 장기적인 목표가 미국 투어에 진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렸을 때부터 미국 무대를 꿈꿨다. 골프선수라면 누구나 미국을 목표로 시작할 것이다. 미국이 목표인 이유 중 하나는 내 스윙스타일이 양잔디와 잘 맞아서다. 장타인 면에서는 오늘 린시컴과 플레이를 해보니까 아직 운동도 많이 하고 더욱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느꼈다.
▲1~3라운드보다 마지막 날 샷이 좋았다. 올해 4승을 거뒀는데 샷이 무르익었는지. 샷에 대한 평가도 부탁한다.
-샷은 솔직히 내 기준에서 봤을 때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우승 4번 하는 동안 롯데칸타타 대회 때 빼고는 모두 좋지 않았다. 퍼팅 덕을 봤다. 이번에도 첫날을 제외하고는 퍼팅이 좋아서 우승할 수 있었다.
▲라이벌인 김효주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라고 자극을 받는지.
-(김)효주가 에비앙에서 우승한 후 ‘축하한다. 네가 자랑스럽다’라며 카톡 문자도 보냈다. 아마추어 때부터 효주가 먼저 우승했고, 그걸 보면서 자극이 됐다. 더욱 열심히 하고 스스로 채찍질을 했다. 효주가 있어 나도 성장하고 있다. 서로 배우면서 잘 할 수 있는 것 같다.
▲올 상반기에 2승을 했을 때도 본인 플레이에 만족함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최근에는 압박감 없이 샷을 하는 느낌인데 어떤 계기가 있었나.
-부상 때문일 수도 있다. 아프기 전에는 욕심을 부렸다. 아프기 시작하면서 연습량도 줄었다. 하지만 하반기에 오히려 꾸준히 ‘톱10’ 안에 든다. 올 초반에는 너무 채찍질을 했다. 그러나 골프를 하다 보니 ‘성적이 다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게 많다’는 걸 느꼈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편해졌고, 오늘도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백규정 [사진=LPGA 하나.외환 챔피언십 대회본부 제공] |
[뉴스핌 Newspim] 이종달 골프전문기자 (jdgolf@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