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시장 강력한 지위…현금성 자산 보유 매력
[뉴스핌=노종빈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저평가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금융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최신호 머리기사에서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주가가 저평가된 거대 기업이며 현재와 같이 낮은 주가 상태로 머물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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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52주 최저가 경신
13일 오전 9시 22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대비 7000원, 0.81% 하락한 109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장 초반 한때 주가는 107만8000원까지 급락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주당수익비율(PER)은 8배 정도이지만 올해 2분기까지 600억달러에 육박하는 현금 보유량과 투자 금액 등을 감안할 경우 PER은 5배까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2000억달러 규모의 연매출만으로도 최대의 기술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가 총액은 1500억달러 수준으로 한국 증시 코스피 지수의 15%를 차지하며 전세계 신흥국 증시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기업이다.
하지만 최근 일각에서는 모바일 부문의 수익 악화로 과거 통신분야의 강자였던 노키아나 모토로라, 블랙베리 등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유사한 사례로 1년전 애플의 경우 주가 바닥권인 60달러 수준에서 칼 아이칸과 같은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애플 경영진을 압박하고 나선 뒤 주가는 70% 급등했다.
당시 애플의 PER은 10배였으나 현금성 자산을 제외할 경우 6.5배 수준에 불과했다.
◆ 반도체 부문, 강력한 시장지위
마크 뉴먼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과 현금만 평가하더라도 현재 시가총액을 넘어서고 있다"며 "즉 현재가에 주식을 사면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TV 사업부문 등은 덤으로 얻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현 주가수준보다 50% 높은 165만원으로 제시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초대비 19% 하락한 가운데 52주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로브 테일러 오크인터내셔널펀드 공동매니저는 최근 투자보고서에서 "삼성전자는 대부분의 사업부문에서 세계 1위 또는 2위를 기록 중"이라며 "삼성전자 경영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 지위를 유지하고 개선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순익은 올해 80억달러에서 내년 100억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또 삼성전자의 순현금과 투자는 현 시가총액의 40% 수준에 이른다.
삼성전자 주가는 무형자산이 포함되지 않는 주당 자산가치 대비로도 불과 약 5% 높은 수준이어서 역사적인 주가바닥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 주주환원 정책 가능성
삼성전자는 세계 모바일 통신시장에서 30% 점유율을 보유한 1위 업체이면서 동시에 메모리 반도체칩 부문에서도 세계 1위 업체다.
반도체칩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0%의 점유율을 기록,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과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미국 애플과 중국의 저가 스마트폰 제조사들로부터 크게 압박받고 있다. 또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하고 있어 기술개발 등의 유연성에서도 애플에 밀린다는 평가다.
숀 코크란 CLSA 한국시장 리서치대표는 "삼성전자를 노키아나 모토로라에 비교하는 것은 어리석다"며 "삼성전자는 변신을 거듭해왔고 뛰어난 위기대응 능력으로 현재의 위치에 올라서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모바일 부문 제품라인업이 노키아나 블랙베리에 비해 다각화돼 있다고 덧붙였다. CLSA는 삼성전자에 대해 매수 의견과 주당 목표가 150만원을 제시하면서 주당자산가치 부근에서 저가 매수 등 지지가 나올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1.3%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애플의 예와 마찬가지로 행동주의 투자자들의 배당금 상향과 자사주 매입 압력이 제기될 수 있다.
◆ 경영권 승계·지분상속…배당증가 관측
하지만 삼성전자의 경우 이건희 회장 일가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어 이 때문에 애플에서와 같은 상황은 발생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이건희 회장이 지난 5월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지면서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영승계 관련 루머들이 부각되고 있다.
이 회장이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투병 중인 가운데, 상속세 규모는 이 회장 보유지분 가치의 절반 수준에 해당하는 4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상속인들은 이를 5년으로 분할해 납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장 사망시 가족들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삼성전자에 더 많은 배당금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이 회장 사후 삼성전자는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주가도 재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노종빈 기자 (unti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