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교섭 도중 조정위 반대하며 퇴장
[뉴스핌=송주오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협상해온 가족대책위와 삼성전자가 조정위원회의 구체적 구성 방안에 합의했다. 조정위원장은 가족위가 추천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추대키로 합의했다.
가족위 대표 송창호씨는 8일 서울 논현동 건설회관에서 열린 반도체 피해보상 교섭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성에 조정위원회 구성을 제안했고 오늘 삼성 측에서 우리가 추천한 인사에 동의했다"며 "가족위가 추천한 5분 중 김지형 전 대법관님을 조정위원장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전 대법관은 법원 내에서 손꼽히는 노동법 권위자로 '노동법해설', '근로기준법해설' 등 노동법 관련 단행본 및 많은 논문을 저술하며 진보적인 법률해석으로 주목받았다.
가족위 소속의 정애정 씨는 김 전 대법관을 추천 배경으로 "대법관 재임 기간 중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판결을 많이 내렸다"면서 "퇴임 후에도 본인이 가진 능력을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기 위해 많은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법관은 조정위원장 자리를 사실상 수락한 상태로 알려졌다. 김 전 대법관이 조정위원장을 수락하면 조정위원 2명을 선임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도 "(가족위에서)2차 실무협상에서 김 전 대법관을 추천했으며 3차 실무협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가 오늘 최종적으로 수용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향후 삼성전자와 가족위는 실무협의를 통해 조직위원회 구성과 운영방안 등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편,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은 교섭 도중 조정위원회에 합의한 바 없다며 퇴장했다. 공유정옥 반올림 간사는 "조정위원회에 합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삼성전자와 가족위 간에 협상을 위해 자리를 나왔다"고 설명했다. 반올림 측은 삼성전자에 다시 한 번 성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합당한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와 가족위 측은 "협상장 문은 항상 열려있다"며 "언제든지 협상 테이블로 오길 바란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