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자치권·예산배분 확대 '전리품' 챙겨
[뉴스핌=김동호 기자] 스코틀랜드의 작은 반란이 결국 무산됐다.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주민투표는 독립 반대 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이번 결과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19일(현지시각)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메리 피트케이틀리 개표사무소장은 이날 오후 “대다수의 유권자가 독립 반대표를 던진 것이 명백하다"며 반대표의 우세 소식을 전했다.
이에 캐머런 총리는 총리 관저 밖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이제 영국이 하나로 뭉쳐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분명한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논쟁의 여지도 없고 다시 (투표를) 치를 일도 없다”면서 투표 결과에 대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어 "우리는 (스코틀랜드에)권력이양에 대한 약속을 했고, 다음 의회 때 이를 이행할 것”이라며 약속 이행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앞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가 요구한 주민투표 실시를 전격 수용했던 캐머론 총리는 최근 독립 찬성 여론이 높아지며 긴장의 시간들을 보냈다.
당시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스코틀랜드의 독립 움직임을 원천차단하려던 캐머런 총리의 승부수는 자칫 자신의 발목을 찍는 도끼가 될 뻔 한 것이다.
특히 주민투표 시기를 2014년으로 미뤄준 게 결정적 오판이란 분석이다. 그는 당초 2013년 투표 실시를 원했지만, 알렉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과의 협상 과정에서 이를 양보했다.
결국 1년의 시간 동안 독립 찬성 진영은 스코틀랜드 구석 구석을 파고들며 맹렬한 캠페인을 벌였고, 이를 반영한 듯 최근 여론조사에선 근소한 차로 독립 찬성 의견이 우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17일 캐머런 총리는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정말 떨어져나가게 될까봐 한밤중에 식은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깬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결과로 인해 캐머런 총리도 한숨을 돌렸으나, 여전히 앞길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캐머런 총리가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자치권과 예산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보수당 내 반발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새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이번 투표 부결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정치적 전리품을 챙긴 것으로 분석된다.
캐머런으로부터 더 많은 자치권과 예산 배분을 약속받은 그는 다시 한번의 기회를 잡았다.
스코틀랜드가 독립에 실패함에 따라 당분간 영국 정국은 안정된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하지만 오는 2015년 5월 영국 총선이 예정돼있어 지금의 평화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