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소득, 금융위기 이후 처음 증가…개선폭은 적어
[뉴스핌=김동호 기자] 미국의 지난해 평균 가계소득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소득 증가가 미국 경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 증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미국 경제가 회복 중이라는 신호는 곳곳에서 나오고 있으나 실질임금 수준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 가계소득 증가가 본격적인 소비 확대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쇼핑을 마친 미국 시민들. [출처: AP/뉴시스] |
증가폭은 크지 않지만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2007년 대비로는 8% 가량 낮은 수준이다.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도 4% 가량 낮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전반적인 소득에는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이후 고용과 일자리가 확대되며 미국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임금 상승은 여전히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달 초 발행된 베이지북(미국 경제동향보고서)은 지난 7월과 8월 미국의 소비 지출과 자동차 판매, 관광업종 현황 등을 다루며 미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완만한 속도로 성장 중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미국 경제가 회복 중이라는 신호는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소비와 투자·생산 등 각 부문별 경제지표들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제조업지수는 59.0을 기록해 2011년 3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그보다 수치가 높으면 경기확장을 의미한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2분기 경제성장률 수정치도 8월에 발표한 잠정치(연율기준 4.0%)보다 높은 4.2%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국 경기의 회복세에 대한 속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있다.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최근 “미국 경제가 향후 수 개월간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금리 인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노동시장이 살아나는 등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 경제의 성장동력인 소비심리가 살아나지 않고 있는 점이 문제로 지목됐다.
지난 7월 미국의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1% 줄었다. 소비지출이 감소한 것은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실업률은 떨어졌지만 실질 임금은 여전히 제자리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늘어난 일자리 역시 질 좋은 일자리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리전스파이낸스의 리처드 무디 이코노미스트는 “실업률 감소가 언제쯤 급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인지 아직 이야기하기 이르다”며 “불과 수개월 뒤에 어떤 변수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