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기 예금금리 0.53%로 사상 최저 수준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독일 예금자들이 외국계 은행으로 이탈하고 있다.
최근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 아래로 떨어지는 등 저금리 기조가 두드러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출처:블룸버그통신] |
16일(현지시각)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에 따르면 외국계 은행으로 몰린 가계 당좌예금이 1900억유로(246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대비 80%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독일 시중 은행의 1년 만기 예금 금리는 0.53%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는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 등에 이어 유럽에서 다섯 번쨰로 낮은 수준인 동시에 독일 역사상 최저치에 해당한다.
유로존의 1년 만기 예금에 대한 평균 금리는 1.32%로, 독일의 경우 평균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또 독일의 인플레이션이 0.6%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 때문에 전통적으로 국내 은행을 선호했던 예금자들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외국계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의 ING은행이 자금 밀물을 이루고 있고, 포르투갈과 러시아 등 경제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해외 은행으로도 예금자들이 몰리는 실정이다.
지난 7월 말 기준 독일 당좌 예금 가운데 독일 내 외국계 은행에 예치된 자금의 비중이 20%로 집계됐다. 이는 유로존의 금융위기가 극에 달했던 2010년 15%에서 상당폭 늘어난 수치다.
독일 은행권은 예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반면 해외 은행은 반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라보뱅크가 최근 2년 사이 독일 온라인 사업 부문을 통해 76억유로의 예금을 확보했고, ING 독일 영업점의 경우 당좌예금 규모가 1000억유로에 달했다.
이 밖에 러시아의 스베르뱅크와 VTB가 독일 예금자들을 공략하고 있고, 불가리아와 폴란드를 포함해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국가의 은행도 독일 예금자들을 대상으로 유로화 예금을 유치하고 있다.
한편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중 0.986%로 밀린 뒤 1.01%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4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05%로 인하한 한편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단행하기로 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