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전현무, 성시경, 유세윤(왼쪽부터) [사진=JTBC] |
[뉴스핌=이현경 기자] 국민MC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이 방송을 독식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들의 인기를 뛰어 넘을 전.유.성이 방송계에 떴다. 각자의 성을 따와 이름 붙여진 ‘전.유.성’은 JTBC 예능프로그램의 전성시대를 함께 꾸려가고 있는 전현무 ‧ 유세윤 ‧ 성시경이다.
전.유.성이 2030세대가 겪고 있는 사회적 문제를 11개국의 다양한 시각으로 살펴보는 ‘비정상회담’에서 뭉쳤다. 글로벌 비정상들과 월요일 밤의 웃음을 책임지는 ‘비정상회담’의 의장 전현무, 사무총장 유세윤, 의장 성시경이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을 올릴 수 있는 이유를 알아본다.
◆출신은 못 속여, 길잡이(내비게이터‧Navigator) 전현무
`비정상회담`에서 `정상송`을 부르고 있는 의장 전현무 [사진=JTBC `비정상회담` 방송캡처] |
그는 최근 들어 ‘글로벌 문화대전’ 코너 소개도 담당하고 있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알아보고 오해와 편견 없이 서로를 이해해보는 ‘글로벌 문화대전’ 시간입니다”라며 코너를알린다. 뒤 이어 그는 진행의 서두를 잡는다. ‘이번주 주제는 무엇인가요’라고 말하면 유세윤이 해당 주제를 설명한다. 이처럼 전현무는 본격 코너가 진행되기 전 먼저 주의를 모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신문사 기자, YTN 앵커, KBS 아나운서까지 언론고시 3관왕을 달성한 전현무의 진행력이 ‘비정상회담’에서도 드러난다.
이것도 잠시 전현무만의 ‘깐족’ 이미지도 놓칠 수 없다. 항상 방송 말미 전현무는 소유와 정기고가 부른 ‘썸’을 부르며 프로그램의 문을 닫는다. ‘썸’의 멜로디에 ‘정상인듯 정상아닌 정상같은 너~’라는 가사를 넣어 덤으로 깨알웃음까지 선사한다.
◆예능 원주민(내이티브‧Native) 유세윤의 밀당
`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있는 `비정상회담`의 사무총장 유세윤 [사진=JTBC `비정상회담` 방송캡처] |
유세윤은 ‘비정상회담’ 첫 방송에서 “우리가 메인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또 ‘비정상회담’ 제작발표회에서 전.유.성의 역할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 출연자들의 의견을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세윤은 패널들의 말에 누구보다도 뛰어난 리액션을 잘 해준다. 그는 G11의 말에 귀 기울이는 MC다. 샘 오취리의 ‘아닌데에’ 발언을 익살스럽게 표현해 내부 유행어로 올렸고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에게는 ‘속담 화법’으로 대응을 하는 등 패널들이 가진 캐릭터의 흐름을 프로그램에 잘 스며들도록 돕는다.
또 그는 여느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여주지 않은 진지한 면모도 보인다. 최근 방송에서 ‘아들이 원하는 건 다 들어주는 나(게스트 방송인 김구라), 비정상인가’라는 주제로 이뤄진 토론에서 그는 “(부모님이 20년 전 이혼) 늘 어머니 입장에서 섰는데 커서 아버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럴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두 사람의 문제는 남녀 문제이지 나까지 마음을 동조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며 아버지와 친하게 지내지 않는다는 일본대표 타쿠야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네기도 했다. 웃음과 진지함을 오가며 그는 낙오되는 사람 하나 없이 순항을 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십을 가진 토종 예능인이다.
◆아무데도 못 가, 해설가(내레이터‧Narrator) 성시경
`비정상회담`에서 디테일한 설명으로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 의장 성시경 [사진=JTBC] |
성시경은 지금까지 해온 방송 내공으로 ‘비정상회담’에서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고 있다. 디테일하고 논리 정연한 설명은 패널들의 부족한 의견에 더해 시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또 가감 없이 나누는 남자들의 토론에도 자연스럽게 흡수됐다.
그는 패널들의 의견에 공감을 더하며 해설가의 역할을 한다. 앞서 방송한 ‘성교육 필수 과목으로 필요하가’ 편에서 장위안은 “피임교육은 필요 없다. 대신 진짜 좋아하는 사람과는 할 수 있는 것으로 교육해야한다”고 주장해 나머지 G10에게 동의를 얻지 못한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에 성시경은 “중국은 자유로운 환경이나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의미를 덧붙이며 여러 시각이 토론에 드러날 수 있도록 해 흐름을 이어갈 수 있게 했다.
◆ 넘버3(No.3) 전.유.성의 도착지는?
`한국의 회식문화` 토론 중 부딪힌 성시경과 줄리안(위) `한국의 성교육` 관련 토론 때 모인 G11과 3MC,게스트 하하와 스컬 [사진=JTBC `비정상회담` 방송캡처] |
이가 가능한 이유는 전.유.성의 관계가 수평적이기 때문이다. 전.유.성은 고르게 자신의 진행 지분을 가지고 있다. 메인 MC와 보조MC로 나눠 주고 받기식인 여타 프로그램의 진행방식이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중재하고 분위기를 정화시킨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좀 더 정상의 자세가 필요하다. 예의를 지키고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는 회가 거듭될수록 요구되는 사항이다.
최근 ‘한국의 회식문화’와 관련한 방송분에서 ‘상사의 심부를 해줘야 하는가’에 대한 짧은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성시경은 “먼저 선진국화돼서 여유롭게 일하는 유럽문화와 한국은 다르다”라는 발언으로 벨기에 출신 줄리안을 살짝 불쾌하게 했다. 이를 들은 줄리안은 “제가 봤을 때 직원과 사장은 확실히 다르다. 사장은 쉬는 날에도 일한다. 사장과 직원은 다른 개념이다. 직원에게 사장처럼 일하라 하는 건 불리한 요구”라고 말했다.
이에 성시경은 “한국에서는 일이 단순한 벌이가 아닌 나라를 위한 노력이라 생각한다. 애사심이 있다”면서 “이런 게 다 문화 차이인거지”라고 말해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시청자들은 성시경의 한국 회사 문화 옹호 발언에 대한 반감을 보였고 특유의 가르치는듯한 그의 말투도 비판했다.
이러한 점이 보완된다면 ‘비정상회담’의 계속된 월요일 밤 예능의 최강자 자리도 놓칠 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며 비정상이 정상이 되는 그날까지 전.유.성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