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퇴직연금종합대책' 발표 앞두고 업계 '기대감'
[편집자주] 이 기사는 8월19일 오후 2시30분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이영기 기자] 다음 주로 다가온 정부의 퇴직연금종합대책 발표를 앞두고 코스피가 다시 박스권을 탈피할 것인지 금융투자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퇴직연금의 운용방식이 바뀌고 여기에 국민연금이 가세한다면 최소 30조원 이상이 증시로 유입될 것이란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을 보면 연기금의 운용방식에 대한 정책변화만으로 니케이지수가 2%가량 올랐다. 코스피가 유사하게 반응한다면 40포인트 오른다는 얘기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 주에 정부는 300인 이상 기업의 퇴직연금 가입의무화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을 담은 퇴직연금 종합대책을 발표한다.
우선 오는 2016년부터 직원 300명이상 기업이 의무적으로 퇴직연금에 가입해야 하고 2024년까지는 전 사업장으로 대상이 확대된다.
◆ 퇴직연금 운용규제 완화로 10조원 증시 유입 기대
퇴직연금 규모는 당분간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금투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자산운용규제 완화다.
자산운용규제 내용을 보면 매월 내는 돈이 정해져 있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의 경우 현재 40%인 위험자산 투자한도를 확정급여형(DB형)처럼 70%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보면 DB형과 DC형이 원리금 보장형으로 각각 97.7%와 79.0%로 운용돼 퇴직연금 전체의 90%이상이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주로 예적금 등 원리금 보장형으로 운용된 결과 그 수익률도 제로(0%)수준이다.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2분기 퇴직연금 DB형 원리금보장상품의 수익률은 은행권이 0.7%대, 보험권이 0.8%대, 증권사가 0.9%대로 동양증권이 유일하게 1.05%로 1%를 넘었다.
저금리시대에 이처럼 낮은 수익률로는 국민연금의 낮은 소득대체율(지난 2008년 50%, 오는 2028년 40% 예상)을 보완하는 사적연금으로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또 DC형에서 디폴트(투자자 직접운용 지시가 없는 경우 미리 마련된 기준으로 운용하는 제도)가 도입되고 DB형의 경우도 투자정책서나 투자위원회 도입 등 자산운용프로세스를 합리화해 보다 적극적이고 자산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선진국의 경우 운용규제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의 수퍼애뉴에이션이라는 퇴직연금을보면 DC형이 80%이상이고 평균 수익률이 17%를 넘는다. 특히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는 비중은 5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정부대책으로 금투업계는 현재 퇴직연금에서 10조원 정도의 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
성인모 금융투자협회 연금지원실장은 "증시로 자금이 흘러들어오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하지만 신규 증시로 유입되는 자금 규모는 현재 퇴직연금규모의 10%는 족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국민연금, 최대 24조원 주식 추가매입 '여력'
금투업계에서는 국민연금에 대해서도 기대에 찬 눈길을 보낸다. 최근 정부의 기업배당확대 정책에 발맞춰 국민연금도 주식투자를 확대할 것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미 국민연금은 수익률제고를 위해 주식투자비중을 높인다는 방침하에 올해 국내주식 비중을 20% 수준으로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금투업계는 시장상황에 따라서 투자규모를 운용자산 전체의 5%내외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여기서 약 24조원의 주식투자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국민연금을 잘 아는 한 자산운용 전문가는 "국민연금이 정부정책에 휘둘리는 것은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미리 마련된 운용방안을 채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국내주식 운용규모를 5%포인트 늘인다면 5월말 기준으로 약 24조원의 투자여유가 생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정부의 퇴직연금종합대책과 내수활성화 대책 등에 따라 최대 34조원 가량(10조+24조)의 자금이 증시로 추가 유입할 수 있다는 것이 금투업계의 가늠이다.
지난 10일 일본의 공적연금펀드(GPIF)가 채권비중을 줄이고 주식비중을 늘이는 등 보다 공격적인 자산운용을 할 것이란 니혼게이자이 신문의 보도로 니케이지수가 2%가량 상승한 것도 이 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SK증권의 김동원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한도를 꽉채운 GPIF의 주식투자 한도를 풀어준다는 지난 10일 보도에 니케이지수가 2%내외 상승했다"며 "GPIF의 추가주식 매수 여력은 3.8조엔 내외"라고 설명했다.
30조원 이상의 자금유입 가능성에 다음 주 코스피는 다시 박스권을 뚫고 2100포인트 근접수준으로 나아갈 것으로 기대되는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