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최근 부산시교육청 중등 교장공모제를 담당하던 장학사가 숨진 채 발견돼 교육청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
1일 부산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부산교육청 소속 A장학사(48·여)씨가 고향인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혐의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직경력 24년 차인 A장학사는 부산 한 중학교의 내부 교장 공모제 업무를 담당하면서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리면서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악성 민원에 시달리던 부산교육청 장학사가 고향인 경남 밀양에서 숨진 채 발견돼 교육청이 자체 조사에 나섰다. 사진은 부산시교육청 전경 [사진=뉴스핌DB] 2022.09.27 |
내부형 교장 공모제는 교장 자격증이 없어도 경력 15년 이상이면 공모를 진행해 교장을 선발하는 제도다.
해당 중학교는 다음 달 31일로 교장 공모제 만료로 임기가 끝남에 따라 지난 5월 부산시교육청의 교장 공모제를 재신청했으나 시교육청은 자문단과 지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내부형교장공모제 학교 선정을 취소했다.
이후 본격적으로 악성 민원과 반복 전화, 항의 방문 등이 시작됐다. 이 중학교는 국민신문고에 내부형 교장공모학교로 지정하라는 민원을 29일간 총 36차례에 집중적으로 접수했다.
중학교 관계자도 지난 5~6월 사이 시교육청을 방문해 교장공모제 미지정 답변 요청 및 관련 민원 답변 질의와 재질의를 했다.
학교 전화를 이용해 담당 장학사 A씨에게 7차례 전화해 교장공모제 지정을 압박하기도 했는가 하면 K-에듀파인 공문을 통해서도 5차례 9월 1일 교장공모제 미지정에 관한 근거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개인 휴대폰을 통해서도 수차례 항의전화가 빗발친 것으로 알려졌다.
A장학사는 이 과정에서 민원을 처리하는 데 큰 부담을 느껴 최근 유족과 동료 교직원들에게 고충을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장학사는 지난달 26일 교장 공모 2차 심사 후 27일부터 연락이 안돼 실종신고를 했지만 결국 안타까운 모습으로 발견됐다.
평소 일 처리도 빠르며 동료 직원들과도 원만하게 잘 지낸 우수한 직원이었으며, 2주뒤 가족여행도 준비하던 장학사는 결국 악성 민원과 반복항의 전화 등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부산 교육계 한 관계자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교장이 정년퇴직을 1년 앞두고 앞날이 창창한 장학사를 몰아붙여 참담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민원 공무원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딸이다. 시교육청은 철저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조사한 뒤 결과에 따라 고소·고발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있을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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