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 추락 소식에 유럽 주요 증시가 막판 일제히 급락했다.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크게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 위험자산에서 투자 자금이 썰물을 이뤘다.
17일(현지시각) 영국 FTSE 지수는 46.35포인트(0.68%) 떨어진 6738.32에 거래됐고, 독일 DAX 지수는 105.39포인트(1.07%) 내린 9753.88을 나타냈다.
프랑스 CAC40 지수가 52.94포인트(1.21%) 떨어진 4316.12에 마감했고, 스톡스600 지수가 3.23포인트(0.94%) 하락한 339.74에 거래됐다.
러시아의 MICEX 지수 역시 2.3% 급락한 1440.63을 나타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승객 280명과 승무원 15명이 탑승한 말레이시아 항공 여객기가 러시아 국경 근처 우크라이나에서 추락했다.
탑승자는 전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분리주의자와 정부군 간에 과격한 교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반군들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해 여객기가 격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소식이 전해지면서 장중 보합권 등락을 보였던 유럽 증시는 가파르게 내리꽂혔다.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가세, 주가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크리스티나 후퍼 전략가는 “이날 매도 공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긴장 관계가 더욱 악화된 데 따른 것”이라며 “당분간 여객기 추격으로 인해 적극적인 주식 매수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IG의 브렌다 켈리 애널리스트 역시 “말레이시아 여객기 추격이 이날 유럽 증시에 커다란 악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과 엔화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종목별로는 에스피리토 산토 은행이 8% 가까이 급락했다. 스탠더드 앤 푸어슥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에 하락압박을 가했다.
스웨덴의 엔지니어링 업체 샌드릭 AB도 4% 이상 급락했다. 2분기 실적 부진이 투자자들의 ‘팔자’를 부채질했다.
반면 독일 소프트웨어 업체 SAP는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데 따라 1% 가까이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