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풍림산업, 삼부토건 등 2세 경영인 퇴사 줄이어..정상화 후 복귀 가능성
[편집자주] 이 기사는 7월 14일 오후 1시 뉴스핌의 프리미엄 뉴스 안다(ANDA)에서 표출한 기사입니다.
[뉴스핌=이동훈 기자] 중견 건설사들이 건설경기 침체로 실적 부진 뿐 아니라 후계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오너 2,3세들은 주식 증여 및 상속으로 회사를 어렵지 않게 대물림 받았다. 하지만 최근엔 실적 부진의 골이 깊어진 데다 돌파구 마련이 쉽지 않아 경영수업 중 도중하차하는 사례가 늘었다.
여기엔 현재 오너는 아니지만 회사 운영에 깊이 관여했다는 ‘책임론’도 작용했다.
14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장남 성승훈씨(경영기획실 이사)가 지난달 회사에서 물러났다.
경남기업은 아파트 브랜드 ‘경남아너스빌’을 사용하며 시공능력순위 21위 회사다. 이 회사는 사업비 1조2000억원이 투입된 베트남 ‘랜드마크72’ 빌딩이 매각 지연으로 재무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해 11월에는 창사 이래 두 번째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들어갔다.
1981년생인 승훈씨는 입사 3년 만에 임원자리를 꿰찼다. 성 전 회장에 이어 2세 경영인으로 주목을 받은 것. 실질적인 회사 대표로 채권단과 워크아웃 협상을 펼쳐 출자전환 등 지원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자신의 자리는 지키지 못했다.
승훈씨가 회사로 복귀할 수 가능성은 현재 미지수다. 보유 주식이 전무하다. 또 아버지 성완종 전 회장 주식을 비롯한 우호 지분이 채권단의 출자전환 과정에서 44.4%에서 19.5%로 크게 줄었다. 최대주주는 은행에 넘어간 상태다. 승훈씨는 당분간 학업에 매진할 계획이다.
회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빠지자 부실 책임을 진 오너 2세가 적지 않다.
이필웅 풍림산업 회장의 장남인 이윤형 전 사장은 지난해 퇴사했다. 1971년생인 이 전 사장은 2007년 입사해 2012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회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지난해 손을 털고 나왔다. 현재는 참존건설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다.
조남욱 삼부토건 회장의 차남인 조시연 전 부사장은 지난해 계열사인 삼부건설공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회사 정상화가 미진한 상황에서 전면에 나서기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반영됐다. 전무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2년 만이다.
삼환기업의 오너 2세 최용권 회장은 지난 2012년 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회사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빠지자 책임을 지고 회사를 떠난 것.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한 의혹도 압박이 됐다. 최 전 회장은 본인 및 아버지 명의신탁 주식 등 총 142만주(액면가 기준 약 70억원)를 모두 직원 복리와 사회공헌기금 용도로 출연했다.
하지만 2년이 넘도록 이 주식이 처분되지 않아 논란이 남아있다.
또 벽산건설의 오너 3세인 김찬식 전 부사장도 부실 경영으로 자리를 잃었다. 2010년 12월 벽산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달 벽산건설은 파산절차에 들어가 김 전 부사장은 이 회사로의 복귀가 불가능하다.
중견 건설사 한 임원은 “회사가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채권단이 경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강하게 묻고 있어 오너 2,3세가 회사에서 버티기 쉽지 않다”며 “오너가 최대주주이거나 상당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기업 정상화 이후 자녀들을 다시 회사로 불러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