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규제개혁·창조경제 컨트롤타워 맡아 적극 추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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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곽도흔 기자] 박근혜 정부의 어젠다 중의 하나인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경제부처 A국장은 "교육부와 환경부 공무원들을 만날 때면 어떤 벽이 있었다"며 "말이 안 통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부총리를 부활시킨 것은 부처를 총괄하는 경제 컨트롤타워를 맡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현오석 전 부총리는 대화와 포용의 리더십으로 부처를 이끌었다. 이 리더십은 부처간 정책조율기능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최근의 사례가 자동차 연비를 둘러싸고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충돌한 것. 두 부처는 각자의 검증방식을 고집하다가 기재부가 조정을 시도하기에 이르렀다. 그렇지만 이 또한 결론을 못냈다. 이 사건의 후폭풍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서 최경환 부총리 후보자에게 바라는 점은 바로 강력한 리더십으로 부처간 정책조율을 이끌어달라는 것이다.
최 후보자는 다체로운 이력의 소유자다. 행정고시 22회로 경제기획원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김대중 정부에서 19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언론인으로 변신했다가 정치인의 삶을 살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실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관계자의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김학선 기자) |
이명박 정부 때는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임명돼 강한 추진력으로 이 전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을 뿐 아니라 지경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 후보자의 최대 장점은 소위 '친박 실세'라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과 핫라인이 가능한 유일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경환 후보자의 LTV, DTI 완화 발언에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 국토부장관이 일제히 동조 발언에 나서면서 실세다운 모습은 이미 보여줬다.
또 하나의 과제는 국회 특히 야당과의 정책협의다. 제1기 경제팀의 문제점 중 하나는 큰 그림만 그리고 막상 국회에서 입법화하는데 실패했다는 것이다. 최 후보자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국회의원을 지내 이 점에서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최 후보자가 취임하면 서비스발전기본법 통과가 리더십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서비스산업 규제를 완화해 내수 기반을 새롭게 다지겠다며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의료 민영화 논란에 발이 묶여 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지난 2012년 7월 국회에 제출돼 같은 해 9월 기획재정위원회 소위에 회부됐으나 아직 진전이 없다. 야당은 의료법인이 자회사를 만들어 부대사업을 하도록 허용하는 것은 의료 민영화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 부동산 규제완화도 국토부, 금융위와 조율이 필요하고 임대소득 과세 문제도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야 한다.
최경환 후보자는 박 정부의 또 다른 어젠다인 '창조경제'도 직접 맡아서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최 후보자는 지난 8일 인사청문회에서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이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기재부의 역할을 묻자 "원내대표 때도 지적했는데 창조경제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태"라며 "부총리 취임하면 컨트롤타워를 확실히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는 "내정되고 파악해보니 굉장히 낮은 단계의 컨트롤타워라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며 "가시적인 성과가 실현될 수 있도록 관련대책을 기재부가 중심이 돼서 그런 역할을 해야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 기재부의 역할은 컨트롤타워로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런 점을 극복하도록 하겠다"며 사실상 창조경제 컨트롤타워를 미래창조과학부가 아닌 기재부가 맡을 것을 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1기 경제팀 때는 돌이켜보면 부총리 주재 회의에 장관보다는 차관이 더 많이 참석한 부처도 있었다"며 "최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제대로 조율을 하지 못해 논란만 일으켰던 자동차 연비 사건 같은 사례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 고위 관계자는 "(1기 경제팀 때는) 심지어 여당과도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한 후 국회에 와서 통과시켜 달라고 하고, 문제를 지적하면 발목을 잡는다고 언론플레이를 했다"며 "무엇보다 사전에 협의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곽도흔 기자 (sogoo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