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공항보다 좋은 철도역 짓겠다"…GDP 1.5%p 상승 기대
[뉴스핌=주명호 기자] 인도가 낙후된 철도시설을 현대화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자금은 외국인직접투자(FDI) 및 민간자본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 '모디노믹스'의 핵심인 개혁·개방 정책이 사실상 첫 걸음을 떼는 셈이다.
인도 뭄바이의 한 철도역 모습. [사진 : AP/뉴시스] |
사다난다 고다 인도 철도장관은 8일(현지시각) 의회 예산 청문회에서 철도 인프라 현대화를 위해서 정부에 철도 분야 FDI 개방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 확보를 위해 민관협력사업(PPP, Public-Private Partnership) 비중을 높일 것이란 뜻도 전했다. 인도에서 철도 분야의 외자유치는 지금까지 도시전철 외에는 전면적으로 금지돼 왔다.
인도에서 철도는 대표적인 대중교통 수단이자 중요 운송 통로다. 세계에서 3번째로 긴 인도 철도망은 매일 2300만명의 승객과 265만t의 화물을 실어 나른다. 하지만 대부분 영국의 식민지 시절 건설돼 노후 수준이 심각하다. 철도 교량 중 25%는 이미 건설된 지 100년이 지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의 낙후된 철도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해서는 5년간 최소 930억달러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인도 정부는 또 주요 대도시 간 고속철도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각 구간 당 건설 비용도 100억달러 가까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철도 매출의 94%가 운영비용으로 소모되고 있어 다른 외부 투자 없이는 인프라 개선 자금이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인도 정부가 적극적인 외자유치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도 현지 매체인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장거리 철도운영을 제외한 대부분의 분야에서 100%의 FDI를 승인하는 안이 통과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철도 인프라 구축은 지난 5월 취임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개혁 행보를 가시화시켜 주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
모디 총리는 "철도역이 공항보다 더 나은 시설을 갖추길 원한다"며 철도망 개선을 우선 추진 사업으로 꼽았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철도분야의 FDI 유입으로 인도 국내총생산(GDP)이 1%~1.5%p(포인트) 가량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이런 투자참여 확대에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하기 위해서는 철도 분야와 관련된 독립적인 규제기관 설립이 먼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과거에도 철도 프로젝트에 민간 투자 참여 시도가 있었지만 고압적인 철도 운영당국과의 갈등으로 번번이 무산된 바 있기 때문이다.
인프라구조 전문 컨설팅기업 피드백 인프라의 비나약 채터지 창립자는 "독립 규제기관 없이 PPP에 참여하는 것은 재앙"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