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손들 낭비로 가산 탕진 대부분…자선재단 등이 대안
[뉴스핌=김동호 기자] 우리는 종종 가난했던 이가 막대한 부(富)를 얻게 되는 성공신화를 접한다. 하지만 이들의 부는 후손들의 낭비로 인해 그리 오래 가지 못할 수도 있다.
25일(현지시각) CNN머니는 "왜 부유했던 가문이 재산을 잃게 되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절반 이상의 가문이 돈을 낭비하는 후손들에 의해 부를 잃게 된다"고 보도했다.

자산컨설팅업체인 윌리엄스 그룹의 로이 윌리엄스 회장은 "재산을 모두 탕진한 가문의 60%가량이 처음 부를 일군 이들의 후손들로 인해 부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이 중 90%는 부를 축적한 인물의 손자나 손녀가 사망할 시점엔 모든 재산을 탕진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가산을 모두 탕진한 가문 중 대부분은 손자 세대까지도 버티지 못한 셈이다.
윌리엄스 회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부모 세대는 힘들게 돈을 번 기억 때문에 소비에 신중한 반면, 태어날 때부터 막대한 부를 갖고 있는 자식들은 쉽게 소비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서 속 이야기인 '돌아온 탕아(탕자)'를 예를 들어 지난 2000년간 인간은 변하지 않았으며, 준비되지 않은 상속자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지적했다. '돌아온 탕아'는 유산을 미리 받은 작은 아들이 이를 모두 탕진하고 가족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1800년대 중반 철도산업으로 큰 부를 축적한 코넬리우스 밴더빌트에 의해 미국의 10대 부호가문으로 부상한 밴더빌트 가문은 후손들이 뉴욕에 거대한 저택을 짓는 등 막대한 돈을 써버렸다. 그 결과 1970년대 밴더빌트 가문의 한 가족 모임 자리에 참석한 120여 명 중 백만장자는 한 명도 없었다.
당시 코넬리우스 밴더빌트의 재산은 현재 기준으로 2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미국인 가운데 역대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금액이자, 현재 세계 최고 부자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보다도 많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처음 부를 창출해낸 사람들이 자식 세대에게 자신의 사망 이후 돈을 어떻게 분배할 지에 대해 명백하게 알려주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유산 상속 문제로 자식과 친척들이 과도한 싸움을 벌이고 결국엔 재산을 허비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메릴린치자산운용의 마이클 리어쉬 행동재무 부문 책임자는 "가문의 재산을 일군 사람들의 뜻을 두고 가족과 친척들 간에 서로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분쟁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좋은 수단 중 하나로 자선재단 창설이 꼽혔다. 전문가들은 자선재단이 가족들 간의 효율적 의사소통과 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한 개인의 사적욕망을 위한 재산탕진을 막아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패밀리웰스얼라이언스의 톰 리버굿 대표는 재단을 통해 부를 유지한 좋은 예로 록펠러 가문을 꼽았다. 20세기 초 미국의 석유왕으로 불렸던 존 데이비슨 록펠러는 자신의 이름을 딴 '록펠러재단'을 통해 많은 자선사업을 벌였으며, 현재 록펠러 가문은 7대에 걸쳐 부를 유지하고 있다.
리버굿 대표는 "록펠러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 중 한명은 아니었지만, 후에 그의 가문은 가장 부유한 가문 중 하나가 됐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동호 기자 (goodh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