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외친 文정부, 檢무리한 기소로"
특검→검찰 수사 오남용 문제..."현 특검도 문제발생 가능"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하며 이 회장은 그동안 발목을 잡은 '사법리스크'를 털어내게 됐다.
법조계는 문재인 정권에서 무리하게 '적폐청산'에 나섰던 것이 검찰의 무리한 기소로 이어져 9년이란 시간 동안 이재용 회장에 사법리스트 족쇄가 됐단 시각이 이어진다.
◆ 9년 족쇄 푼 이재용..."檢 무리한 기소, IFRS에 대한 이해 부족 원인"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전일 부당합병, 회계부정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회장 상고심에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 회장과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10명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를 확정했다.
이재용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촉발된 것은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이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이어진 박영수 특검팀은 이재용 회장이 안정적인 승계를 위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 씨에게 뇌물을 말로 건넸다고 판단했다. 이에 이 회장은 2017년 2월 구속돼 징역 2년 6개월을 확정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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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핌DB] |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당시 박영수 특검팀 수사는 출범 할 때부터 이재용 회장 자체가 목적이었던 부분이 강했다"면서 "지금 생각해보면 이 회장에 대해 그렇게까지 할 필욘 없는 상황이었는데,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수사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2016년 12월 21일 출범한 박영수 특검팀은 출범 후 초반부터 이재용 회장의 뇌물 혐의를 집중적으로 수사했고, 2017년 1월 두 차례에 걸쳐 이 회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 나섰다. 이후 특검 출범 2개월도 되지 않아 이 회장은 구속됐다.
특검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서울중앙지검은 2018년 12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로 수사를 이끌었고,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해당부서를 관할하는 3차장 검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총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검찰은 2년 가량 수사를 이어갔고, 합병 과정에서 각종 불법행위가 이뤄졌다고 보고 2020년 9월 이 회장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한국이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하며 회계원칙을 이해가 덜 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수사하고 기소한 면이 있다"면서 "미국, 일본도 도입하지 않은 IFRS를 한국만 성급히 도입하며 금융감독 당국이나 검찰 자체도 IFRS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 무리한 기소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바라봤다.
◆ 법조계 "檢 무리한 기소 부추긴 文정권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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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뉴스핌 DB] |
문재인 정부가 무리하게 '적폐청산'에 드라이브를 걸며 이재용 회장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기소까지 이어졌단 시각도 있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집권한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을 국정과제 1호 타이틀로 내세우며 대대적으로 사정 정국을 조성했다.
이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지난 4월 '내란종식'을 선언하며 출범한 이재명 정부와 겹쳐지는 부분이다. 현재 3대(내란·김건희·채해명)특검이 출범한 이후 수사가 본격화되며 3대 특검의 칼끝은 윤 전 대통령 내외와 야당 정치인, 재계 인사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을 지낸 이헌 변호사(법무법인 홍익)는 "삼성 사건 관련 문제가 됐을 때 문재인 정권에서 삼성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다"면서 "오랜 시간이 걸려 대법 판결에서 무죄가 났는데, 그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의 책임 소재를 따지면 단순히 검찰의 문제라기 보단 검찰이 무리한 기소를 하게끔 한 정권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전원 교수는 "문재인 정부에서 적폐청산 기치 하에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부추긴 부분이 있다"면서 "현재 여당이 주도해 시작한 특검 역시 정치적 공격 수단으로 오남용 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삼성에 대한 무죄 판결과 같이 형사사법체계를 왜곡시키는 문제점이 발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