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저점 도달"…"일부국가 불안 확대 말아야"
[뉴스핌=주명호 기자] 급격한 자금 유출을 보인 신흥시장에 대해 매수 기회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전반적인 경계감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신흥국들의 대체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가매수의 적기가 지금이라는 주장이다.
아르헨티나를 시발점으로 신흥국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은 너도 나도 자금을 거둬들였다. 자산정보 제공업체 EPFR에 따르면 1월 신흥국 증시에서 유출된 자금은 122억달러에 이르며 유출 속도는 점차 가팔라진 모습을 보였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러스 코스테리히 수석 투자전략가는 4일(현지시각) CNBC방송에 출연해 신흥시장이 이미 상당한 조정을 거쳤다고 진단했다. 그는 "신흥시장 주식은 선진국에 비해 40% 가량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며 더 떨어질 것이라는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2013년 이후 MSCI 신흥시장지수 변동 추이. [자료 : Thomson Reuters, FT 재인용] |
MSCI신흥시장지수는 올해 들어 8.3%나 급락했다. 같은 기간 하락 규모로 1988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짐 오닐 전 골드만삭스 자산운용 회장도 현 상황이 신흥국 저가매수 기회를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날 블룸버그 라디오와의 인터뷰서 "실제로 문제가 있는 신흥국은 분명 있지만 이를 신흥국 전체 위기로 묘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국 불안이 뚜렷한 신흥국과 여타 국가를 구분 지어 봐야 한다는 게 그의 강조점이다. 오닐 전 회장이 지목한 불안국은 아르헨티나와 우크라이나, 태국, 터키다. 이 네 국가 모두 반정부 시위 등 정국 혼란이 직접적으로 표출됐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앞서 파이낸설타임스(FT)도 3일 모든 신흥국이 불안한 국가가 아니라며 한국 및 멕시코,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을 안전국가로 지목한 바 있다.
일부 국가의 위험보다는 전반적인 신흥국 경제여건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코스테리히는 "터키와 같이 심각한 우려가 나타난 국가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신흥국들은 낮은 외화부채 규모와 높은 외환보유고를 지니고 있다"며 위기 재림설을 반박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