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흐름 순유출 사태 예상..주가 하락 압박 예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기업 퇴직연금 프로그램인 이른바 401K가 2016년 유동성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퇴직자가 늘어나면서 납입액보다 지급액이 많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관련 펀드매니저들이 자산을 매각하고 나설 경우 금융시장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
10일(현지시각) 리서치 업체 세룰리 어소시어츠에 따르면 오는 2016년 401K의 납입액은 364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연금 지급액은 3660억달러로 납입액을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근로자들의 노후 버팀목에 해당하는 퇴직연금의 현금흐름에 결손이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퇴직연금으로 납입된 금액은 3000억달러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연금 가입자가 은퇴한 데 따라 개인연금계좌로 이전된 유출액은 2760억달러였다.
때문에 2012년의 경우 401K로 2760억달러가 순유입된 셈이다. 미국 기업 퇴직연금은 매년 현금흐름이 순유입을 기록했고, 이에 따라 2012년 말 자산 규모가 3조5000억달러로 늘어났다.
하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2016년이면 현금흐름의 역전이 발생, 순유출이 불가피하고 이후 매년 유출액이 늘어나면서 연금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차질이 발생할 경우 펀드매니저들 사이에 주식 '팔자‘가 쏟아질 수 있고, 연금 시스템과 자산시장에 커다란 혼란이 발생할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
세룰리의 빙 왈더트 디렉터는 “퇴직연금의 현금흐름 문제는 자산운용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금융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 일정 규모의 유동성 유입이 운용 수익률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힘을 실었다는 점에서 마이너스 현금흐름 가능성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피델리티와 뱅가드, 푸르덴셜 등 퇴직연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금융회사들이 현금흐름 순유출로 인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식시장의 충격 역시 작지 않을 전망이다. 401K의 주식 비중이 45~60%에 달하는 반면 개인연금계좌는 20~35%에 불과하다.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인해 거대한 주식 매수 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컨설팅 업체 타워스 왓슨 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수 월튼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퇴직 이후 극단적인 변화를 택한다”며 “은퇴와 함께 주식 비중을 대폭 줄이고, 지극히 보수적인 행보를 취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