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연말 최저 1000원 ~ 최고 1150원 전망
[뉴스핌=윤지혜 기자] 국내 금융 전문가들은 연말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을 하향돌파하긴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연말 최저 평균 환율이 1018.60원, 지난 9일 기록한 연중최저치(1016.20원)와 비슷한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10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자산운용사 등 29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6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 결과 16개의 응답기관이 투자자들에게 연말 평균 환율 범위로 1018원~1062원을 제시한다고 답변했다.
응답기관 중 43%(우리은행, 신한은행,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는 연말 환율이 현재수준 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명호 현대증권 상품컨설팅 부장은 "우리나라 경제는 저성장 시대를 겪고 있고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폭 보다 커 무역수지가 흑자로 나타나고 있다"며 "한 마디로 불황형 흑자를 겪으며 경상흑자가 장기화 되면서 앞으로도 환율 절상 압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이날 '원/달러 환율 1000원 붕괴 가시권 진입'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3·4분기 환율의 추가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본 유입증가 등으로 달러화가 국내에 유입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며 "현재의 원/달러 환율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르면 올 3분기께 1000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홍 연구위원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까지 외국인 투자자본은 국내 주식과 채권을 54조2000억원 순매수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외환당국의 정책 수단에는 제한이 있을 수 밖에 없고 (당국이) 추가 하락을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환율 하락을 전망하고 있는 기관들도 올해 안에 원/달러 환율 세자릿수 시대를 맞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나친 원화 절상은 수출기업의 채산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현재 국내 펀더멘털 여건에서 환율 1000원선이 강하게 지지받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상무는 "환율의 수급 여건 외에도 국내 경제상황이 고려돼야하는데 환율이 세자릿수로 떨어질 때 수출기업 영업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다"며 "우리나라 경제상황에서 환율 900원 안착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말 원/달러 환율이 지금보다 높을 것이라고 답변한 기관은 현재 원화 강세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지나친 환율 하락 쏠림은 연말로 갈수록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 완화정책에 따라 글로벌 달러화가 강세 탄력을 받게되면, 현재의 원화 강세 기조는 한풀 꺾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구 NH농협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시기적으로 그동안 원화 강세 베팅이 있었던게 아닌가 싶다"며 "미국 재무부 환율 보고서가 발표되는 4월 전후로 국내 외환당국의 개입이 들어오기 어려운 시기였고, 이때 맞춰 (시장참여자들의) 오버슈팅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제 상반기가 끝났으니 점차 외환 당국의 개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환율도 정상화되는 수순을 밟아 하반기에는 1050원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관측했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인하했고 점차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며 글로벌 달러화는 강세로 접어드는 국면을 맞을 것"이라며 "이에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끝낸 후 내년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는 자연스레 달러 강세로 인해 환율이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박 상무도 "국내 요인 뿐 아니라 하반기에 있을 글로벌 통화 정책의 변화가 환율 1000원 지지선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4분기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출구전략이 시행될 것이고, 금리인상 논의에 따른 글로벌 달러 강세가 원화 강세를 점차적으로 완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윤지혜 기자 (wisd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