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최근 이동통신사들의 영업행태는 마치 불나방과 같은 양상이다.
과도한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도, 방송통신위원회의 영업정지 제재를 받아도 신규 고객 유치 한길만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 고객을 위한 배려는 찾기 힘들다.
기존 고객들이 기기변경을 통해 단말기를 교체하려면, 상대적으로 신규나 번호이동 가입자보다 단말기 할부금이 비싸다. 요금제와 연계한 공짜 단말기는 번호 이동 가입자의 전유물이 되다 시피한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또 2G 가입자의 경우 가입자가 적다는 이유로 단말기 선택폭이 많지 않다. 통신사는 단말기 생산라인을 가동하는데 상당한 비용이 발생해 700만명 남짓한 가입자를 보고 단말기 라인업을 하기는 어렵다고 손사래를 친다.
이런 문제는 하루 이틀 제기된 게 아니지만, 통신사의 기존 가입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탓에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통신업계는 가입자 유치가 많을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한다.
여기다 최근에는 기존 가입자를 대상으로 멥버십 프로그램 등 이벤트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선 오히려 기기변경 가입자(기존 가입자)의 단말기 할부금이 더 저렴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단말기 제조사와는 달리 이통사는 가입자 유치에 따라 수익성이 결정돼 가입자 수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며 “마케팅의 일환으로 신규나 번호이동 가입자에 할인 혜택을 더 많이 주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KT관계자는 “기기변경 가입자보다 타 통신사업자 고객을 데려오는 게 이익”이라면서도 “기변 가입자의 단말기 할부금이 신규·번호이동가입자보다 더 저렴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이통사의 행태에 고객 반응은 싸늘하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SK우량고객인데 기변은 왜 이렇게 비싸냐'는 글이 올라와 있다. 댓글에는 ‘잡은 고기에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 통신사를 유지했지만 할부원금이 엄청나다’ ‘기변할바에야 차라리 가개통 공기계를 사라’는 등의 글들이 달렸다.
상당 기간 한 통신사를 사용해도 실질적인 혜택은 기존 가입자가 아닌 신규나 번호이동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구조다. 통신사는 수조원의 마케팅 비용을 지속적으로 퍼붓는다. 모두 고객 돈이다.
사업자도 알고 고객도 안다.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하지만 점유율 50%가 넘는 1등 사업자도, 후발 사업자도 고객을 뺏는 데만 맹목적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적당히 혜택 받고 통신사를 옮겨 다니는 게 이른바 ‘호갱님’이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 아닌가 한다. 통신사가 가입자 유치에만 열을 올릴 게 아니라 기존 고객에 대한 배려를 보일 때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