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ECB 회의 어떤 부양책 나올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외환시장의 투자자들이 숨을 죽인 채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로화 하락 베팅이 28억달러에 이른 가운데 이번주 열리는 ECB 통화정책 회의가 외환시장의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CB가 투자자들의 예상과 달리 부양책을 시행하지 않거나 꺼내든 카드가 시장의 기대치에 못 미칠 경우 최근 약세 흐름을 보인 유로화가 큰 폭으로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번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이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2일(현지시각) 시카고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기준 유로화 하락 베팅이 3주 연속 증가했고, 금액 기준으로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유로화 하락에 베팅한 금액은 28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스코샤은행의 카밀라 셔튼 외환 전략가는 “유로화 환율은 약세론자들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유로화는 부채위기와 경기침체 등 거시경제 측면의 악재와 이에 따른 대다수 투자자들의 하락 전망에도 탄탄한 상승 저력을 과시했다.
이 때문에 유로화 하락을 점친 투자자들이 커다란 손실을 입었으나 ECB가 부양책을 시행할 뜻을 밝힌 이후 유로화는 본격적인 약세 흐름을 연출했다.
하지만 ECB가 실제 어떤 카드를 꺼내는가에 따라 대규모로 누적된 유로화 매도 포지션이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투자자들의 경고다.
단스케 은행의 크리스토퍼 크너 롬홀트 전략가는 “ECB가 5일 회의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만큼 강한 부양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유로화가 강세로 돌아설 리스크가 대단히 높다”고 주장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ECB가 미국식 양적완화(QE)를 포함한 고강도 부양책을 시행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유로화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유로화 상승 반전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은 포지션 전환에 나섰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씨티그룹은 최근 투자자들의 트레이딩 데이터를 볼 때 지난달 27일 시카고상업거래소(CFTC)의 지표 발표 이후 일부에서 매도 포지션을 매수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의 발렌틴 마리노프 외환 애널리스트는 “ECB가 시장의 기대만큼 비둘기파의 메시지를 던지지 않으면 유로화는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