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R&D 대책도 시급"
[뉴스핌=이준영 기자]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의 수출 컨설팅과 R&D 지원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업체일수록 그 절심함이 컸다.
지난 11일 킨텍스에서 열린 심토스 2014(2014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에 참여한 공작기계 제조업체들은 한 목소리로 해외진출과 연구개발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관련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규모가 작은 업체일수록 이러한 어려움은 더욱 컸다.
공작기계란 기계를 제작하기 위한 기계로 절삭공구를 사용해 금속을 절단, 절삭, 구멍파기, 드릴링, 연삭하는 기계를 말한다. 공작기계산업은 자동차제조업과 조선업 등 국가기간산업을 뒷받침한다.
▲'서울국제생산제조기술전시회(심토스)'가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킨텍스에서 개최됐다. |
◆ "수출 관건인 현지딜러 확보 어려워…정부 컨설팅 절실"
공작기계 업체들은 해외시장 진출의 핵심인 현지 딜러확보가 가장 어려운 문제라고 밝혔다. 해외시장에 대한 이해도 거의 없기에 정부차원의 수출 컨설팅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공작기계 제조업체의 수출은 22억2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3.1% 줄었다. 지난 2009년 이후 5년만에 전년대비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수출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수출 감소는 업체의 고민거리다.
공작기계 제조업체 화천기공 정영배 팀장은 "중국법인에서 7년간 근무했을 때 수출을 위해서 꼭 필요한 현지 딜러 확보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았다"며 "현지 딜러 접촉과 현지정보를 제공하는 정부의 수출 컨설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공작기계업체들에 수출을 위한 종합 컨설팅을 지원하면 맨땅에 헤딩하는 기업들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도 "외국인들은 현지 딜러가 아니면 우리 제품을 사려고 하지 않는다"며 "현지 딜러 확보가 가장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현지 딜러확보와 현지 서비스를 결합해 나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일수록 현지 딜러 확보와 시장정보 수집은 더욱 어렵다.
이날 국내 공작기계 제조업체 중 빅4라 할수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현대위아, 화천기공, 스맥 전시장 부스에는 많은 관람객과 외국인 딜러들이 모여 공작기계를 살펴보고 업체 사람과 상담을 했다. 반면 중소업체 전시장에는 해당 업체 사람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국내 중소 공작기계 제조업체 대성하이텍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현지 딜러의 관심을 끌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우리 업체는 지난해 500억원의 매출중 70%를 수출에 의존한 만큼 현지 딜러 확보가 중요하다"며 "그러나 우리처럼 작은 업체들이 딜러와 접촉하는 것은 대기업보다 더욱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시장은 무조건 딜러를 통해야 판매가 가능하다"며 "정부가 현지 시장을 파악하고 어느 딜러의 실적이 좋은지 등을 컨설팅 해주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중소업체 동양마그닉스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 기업은 현지 딜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수출 비중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이다.
동양마그닉스 관계자는 "현지 딜러를 확보하지 못해서 수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못 늘리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일수록 현지딜러 확보와 시장 정보가 더욱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코트라 관계자는 "코트라에서 현지 딜러 확보 서비스를 공식적으로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공작기계업체들의 현지딜러 연결 요청에 대한 수요를 파악하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 해외시장과 관계자는 "해외 전시회 등을 통해 업체가 딜러와 접촉할 수는 있지만 딜러만을 연결해주는 프로그램은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중소 공작기계 제조업체 관계자는 "해외전시회에 참여해도 딜러나 바이어들은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에 관심을 주지 않고 전시회도 1~2년에 한번씩 열리기에 딜러를 만날 기회가 적다"며 "중소기업도 실질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일본산 부품이 70% 차지…R&D 대책도 시급"
업체들은 정부의 공작기계 R&D 지원도 시급하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공작기계 업체들은 제조기술이 일본에 비해 뒤떨어졌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일본산 부품을 써야하는 상황이다.
동양마그닉스 관계자는 정부가 R&D를 지원해 공작기계산업의 기술력과 국산 부품률을 끌어올려햐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아직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사용하는 부품중 70%가 일본산"이라며 "정부가 국내공작기계 업체들에 연구개발을 지원해 기술력 향상과 국산 부품화를 이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국내 공작기계업체 스맥 관계자도 "공작기계 산업은 자동차와 조선업 같은 국가 기간산업을 뒷받침하는 산업이므로 정부가 R&D를 지원해 기술력을 끌어 올리고 국산 부품률을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산 부품률을 높이면 대일본 무역 적자폭도 줄일 수 있고 중소기업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공작기계산업협회 원재훈 차장은 "일본과의 기술 차이로 인해 국내 공작기계 부품 중 일본산이 높은 실정"이라며 "정부가 공작기계산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면 국내 기술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