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확보 비상, 개발업체 가격 전쟁 격화
[뉴스핌=조윤선 기자] 완커(萬科)를 비롯한 중국 부동산 대기업이 광둥성 광저우(廣州) 지역 부동산 매물 가격을 잇따라 인하하면서 1선도시 부동산 시장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26일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최근들어 광저우시 판위(番禺)구에 위치한 완커의 고급 아파트 '어우포(歐泊·Opal)'가 30% 인하된 가격에 나와 불티나게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완커와 더불어 바오리(保利), 뤼디(綠地) 등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도 판촉마케팅 차원에서 가격 인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중위안(中原)의 황타오(黃韜) 애널리스트는 "항저우(杭州), 창저우(常州) 등 일부 도시의 부동산 급락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은행대출이 뚝 끊기고 자금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밝혔다.
황 애널리스트는 통화 긴축에 따라 1선도시인 광저우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며 "완커의 부동산 가격 인하를 시작으로 더욱더 많은 개발업체가 가격 인하를 통한 판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 안에 광저우 부동산 시장 가격이 10%가량 떨어지면서 조정기에 들어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24일 광저우 판위구 싱난다다오(興南大道)에 소재한 완커의 고급 아파트 '어우포'의 B단지 204채 주택의 평균 분양 가격이 ㎡(평방미터)당 1만5000~1만6800위안에 제시됐다.
면적 80~95㎡에 달하는 이들 주택 중 일부 가격은 심지어 ㎡당 1만3200위안이라는 최저가에 출시됐다.
왕이(網易)부동산데이터센터에 따르면 최근 1개월 오포의 평균 거래가격은 ㎡당 2만1231위안으로, 현재 이 아파트 단지 매물의 평균 가격이 30%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 부동산 판매 관계자는 "완커 어우포는 작년 중반에 가격이 ㎡당 2만3000~2만5000위안까지 오르기도 했다"며 "이번에 분양된 주택이 변전소 인근에 위치하는 등 요인 때문에 30%넘게 싼 가격에 나왔다"고 소개했다.
30%나 싼값에 출시된 연유로 24일 당일 출시 2시간 만에 204채 가운데 90%에 육박하는 매물이 거래됐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황타오 애널리스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바로미터격인 완커 부동산의 작년 인기 매물 중 하나인 어우포 주택 가격 인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바오리, 뤼디 등 부동산 기업도 광저우 시장에서 가격 인하 판촉에 뛰어들었다.
바오리부동산은 쩡청(增城)구에 위치한 고급아파트 단지 '둥장서우푸(東江首府)' 가격을 25일 12%내린 가격에 내놨다. 이번에 분양된 A13동의 69채 신규 아파트 면적은 129~139㎡로 가격이 ㎡당 1만1500위안에 제시됐다. 작년 둥장서우푸 아파트 평균 가격은 ㎡당 1만3000위안 이었다.
같은날 뤼디 부동산도 바이윈(白雲)구에 소재한 상업부동산 '뤼디·스다이윈두후이(绿地·時代雲都匯)' 가격을 12% 인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 광저우 연구컨설턴트 총감 쩡잉제(曾英傑)는 "부동산 대기업들이 줄줄이 가격을 낮추면서, 중소 부동산 기업들도 가격 인하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돼 광저우 부동산 시장 조정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광저우 부동산 시장은 작년 한 해 가격 상승폭이 20.1%에 이르며 1선도시 집값 상승을 이끌었지만, 작년 11월 18일 신규 통제정책인 '쑤이6조(穗六條)' 출범과 함께 거래량과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쑤이6조'가 출범한지 반년새(2013년 11월 19일~2014년 5월 18일) 광저우 신규 주택 인터넷 거래량은 3만4675채로, 정책 출범전 6개월에 비해 31.73% 감소했다.
평균 가격은 ㎡당 1만3970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가격 상승폭이 1.8%로 축소됐다.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